유람선 업체, 태종대 유원지 앞 과도한 호객 ‘눈살’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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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9번 당했다” 불쾌감 토로
부산 대표 관광지 이미지 훼손
시설공단·관광공사, 근절 나서

지난달 30일 부산 태종대 유원지 입구에 유람선 업체 측 관계자가 파라솔을 펴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지난달 30일 부산 태종대 유원지 입구에 유람선 업체 측 관계자가 파라솔을 펴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지난달 30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 앞 정류장에 선 버스에서 관광객들이 내리자마자 조끼를 입고 봉을 들고 있는 남성 두 명이 다가왔다. “유람선 탑승하세요.” 이들은 유람선 탑승을 유도하는 호객꾼들이었다. 인근에 대기 중인 승합차에는 유람선 업체명이 적혀 있었다. 태종대 유원지로 다가서니 입구에 아예 파라솔까지 설치한 채 호객 행위를 이어가는 남성도 눈에 띄었다. 이들이 다가서자 관광객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부산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영도구 태종대 유원지 일원에서 유람선 업체의 과도한 호객 행위가 오히려 관광객 발걸음을 막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한 관광객은 “한 번 갔다가 호객행위를 9차례나 당했다”고 호소할 정도다. 가뜩이나 관광객 감소를 겪는 태종대 일대가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호객 행위 등 부작용부터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태종대 유원지 일원에서 최근 유람선 업체 호객 행위가 과다하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공사 측은 “유람선 업체가 벌이는 호객 행위가 과열돼 관광객이 불편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태종대 유원지 일원에는 유람선 업체 3곳이 운영 중이다.

태종대 유원지에서 만난 시민 이 모(수영구·70) 씨는 “버스 정류장에서 태종대 유원지 입구까지 9번이나 호객 행위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며 “지나친 호객 행위 때문에 타지에서 온 관광객이 태종대에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호객꾼들은 호객에 성공하면 인센티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호객 행위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동일한 업체 호객꾼끼리도 경쟁을 벌여야 해 관광객 1명에게도 여러 호객꾼이 붙을 수밖에 없다.

과도한 손님 모시기가 결국 태종대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호객이 태종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르떼뮤지엄 등 영도구 신규 관광지가 주목받고 있는 반면 태종대 유원지 일대가 심한 호객 행위를 당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까지 굳어지면 앞으로 더욱 관광객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태종대 유원지 방문객은 158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쳐 2022년에는 112만 명을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방문객 수가 확연히 줄어든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방문객이 117만 명에 그쳐 회복세가 더디다.

태종대 유원지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부산관광공사도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부산시설공단 측은 지난달 2~8일 ‘유람선 호객 행위 근절 캠페인’을 시행, 관광객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단속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객 행위 개선을 위해 유람선 업체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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