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보는 것?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는 것!
부산현대미술관 감각 프로젝트
동아대 석당미술관서 결과 전시
장애-비장애 소통의 언어 탐구
많은 이들이 전시는 보는 것이라는 생각한다. 그럼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인은 전시를 즐길 수 없을까.
부산현대미술관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이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20일까지 동아대 석당미술관에서 ‘미술관 밖 프로젝트 #1-6 열 개의 눈’ 전시를 연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올해 진행한 장애, 비장애 감각 탐구에 대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이 프로젝트는 신체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시각, 청각, 촉각의 기능을 탐구해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를 찾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다. 김덕희, 김은설, 엄정순, 조영주, 홍보미, 섬(SEOM:듀오 아티스트) 등 6명(팀)의 예술가가 참여해 부산 소재 장애복지관, 부산맹학교, 비영리 단체, 시니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먼저 시각 관련 프로그램은 엄정순와 홍보미 작가가 각각 시니어, 비영리 단체와 부산맹학교 고등부 학생과 함께 실시했다. 엄정순 작가는 시각장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체험하는 목적으로 멋지지만 불편한 안경 만들기를, 홍보미 작가는 시각 세계의 정반대에 놓여 있는 부산맹학교 저시력 학생을 미술관으로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맡아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활동을 했다.
청각 관련 프로그램은 섬과 김은설 작가가 참여했다. 섬은 시민과 을숙도, 낙동강 생태 공원 일대를 탐방하며 소리가 얼마나 유연하게 다른 감각과 연동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청각장애가 있는 김은설 작가는 물풀을 이용한 ‘풀실 놀이’ 워크숍을 진행하며 소리, 관계, 마음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 인내와 정성, 애쓰는 마음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존재론적 성찰을 제시했다.
촉각 관련 프로그램은 조영주, 김덕희 작가가 참여했다. 조영주 작가는 출산과 육아를 경험하며 체득한 촉각적 치유, 돌봄의 가치 확산을 위해 ‘살핌 운동’을 개발했다. 부산 소재 장애복지관 9곳을 방문해 발달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살핌 운동’을 실시했다. 김덕희 작가는 전시 관람객과 만나 대화하고 석고로 손을 떠내는 작업을 했다. 작가는 그간 존재의 흔적을 표현하는 제재로 온기를 사용해 왔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작가가 온기를 생성시키는 매개자로 변신해 공동체 회복 가능성을 탐색했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실시한 장애, 비장애 감각 프로젝트는 미술관의 공공성 실현, 장애를 위한 접근성 개선과 장애, 비장애 친밀감 형성을 기조로 모든 이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의 언어로 감각을 탐구하였다”라며, “전시를 통해 다양한 감각이 존중받는 세상을 그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무료 관람이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