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 중인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에서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와 관련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절차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음을 지적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당시 권한이 없던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후보를 최종 추천하는 과정에서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팀 감독 선임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 감독을 1순위로 선정한 뒤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이사가 선임 작업을 이어받았다. 문체부는 정 위원장이 이 이사에게 그 역할을 맡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감사 과정에서 확인했다.

또한 이 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 두 명과 해외에서 면접을 진행한 후 귀국하여 홍 감독과의 면접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단독으로 면접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 감독과의 면접은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감독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다. 문체부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선임되었다고 밝히며, 축구협회 내부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