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통장’ ISA 인기 고공 행진… 가입금 30조 돌파
주식·펀드·예금 한 계좌로 운용
투자중개형 도입 후 급증 추세
젊은층 공격적 투자 성향 반영
세제 혜택 확대로 증가세 전망
주식, 펀드, 예금 등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하고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금액이 30조 원을 돌파했다. 주식 투자가 가능한 투자형 ISA 가입자가 대거 증가한 탓이다. 2030세대는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상품에, 50대 이상은 신탁형 상품에 주로 가입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ISA 가입금액은 30조 2722억 원, 가입자 수는 564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3월 ISA가 출시한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입금액이 30조 원을 넘어섰다. ISA는 주식, 펀드, 예금 등 여러 업권의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모아 투자하는 종합 계좌다. 이자, 배당소득, 국내 상장주식 이익과 손실 등을 합산해 일반형 기준 최대 200만 원(서민형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9.9% 분리 과세가 된다.
ISA 가입자 증가에는 투자중개형 계좌 도입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ISA 유형별로 보면 신탁형·일임형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감소했다. 하지만 직접 주식 상품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은 크게 증가했다. 예금 중심의 ‘저수익 금융상품’에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투자 성향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투자중개형 ISA의 대부분은 주식(39%)과 상장지수펀드(ETF·33%)로 운용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증권사 가입금액은 16조 3000억 원(53.9%), 은행은 14조 원(46.1%)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증권사 가입금액이 은행을 앞지른 후 차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투자중개형 ISA가 도입된 2021년 2월 말(6조4000억 원, 193만 9000명) 대비 가입금액은 4.7배, 가입자 수는 2.9배 늘었다.
세대별 가입자의 투자 성향을 보면 20·30세대는 중개형(중개형 43%, 일임형 27%, 신탁형 20%), 50대 이상은 신탁·일임형(신탁형 62%, 일임형 52%, 중개형 33%)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공격적 투자’를 하고 중장년층에서는 ‘안정적 투자’ 성향을 띄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ISA 가입자 수가 향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해마다 세제 혜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비과세 한도가 일반형 기준 최대 500만 원(서민형 최대 1000만 원)까지 늘어나고, 납입한도 역시 연간 2000만 원(총 1억 원)에서 연간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ISA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은 “ISA 세제혜택 확대를 통한 국민들의 ISA 가입 증가는 우리 기업과 증시의 투자 확대로 경제 밸류업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