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금기’에 도전한다… 영국 ‘트리키 햇’ 사례로 본 ‘참여예술’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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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콘퍼런스 국제포럼
2일 부산문화재단 주최 열려

2일 오후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부산문화콘퍼런스IV 국제포럼’에서 ‘트리키 햇’의 피오나 밀러 예술감독이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본 창의적 나이 듦과 사회적 포용'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2일 오후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부산문화콘퍼런스IV 국제포럼’에서 ‘트리키 햇’의 피오나 밀러 예술감독이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본 창의적 나이 듦과 사회적 포용'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사회참여예술’은 참여 과정이 예술이 되는 활동과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로 완성된 결과로서의 작품을 모두 포함한다. 2일 오후 부산 동구 아스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부산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부산문화콘퍼런스IV 국제포럼’은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본 세대 공감과 창의적 나이 듦을 위한 사회참여예술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포럼에선 영국 스코틀랜드의 비영리 자선 단체로 설립한 멀티 예술공연 컴퍼니인 ‘트리키 햇’이 나이, 정신 질환, 문화적인 특성, 성정체성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문화적 금기에 도전한 사례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이 단체의 예술감독 피오나 밀러는 1983년부터 이 일을 해 오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 사람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이기 위해 2005년 트리키 햇을 설립했다.

피오나 예술감독은 “우리의 초점은 예술 창작에 둔다”면서도 “전문 예술가와 비전문가로 협업을 구성한다. 자체 사업은 없다. 파트너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품질의 멀티미디어쇼를 제작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스토리, 희망이나 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라이브 쇼, 설치미술, 영화 등의 결과물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분야 전문성이 있는 파트너를 찾아서 전문적이고, 전략적으로 협업 체제를 구축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이다. 스크립트가 없고, 전문 공연자가 아니어서 반복해서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트리키 햇은 왜 그 같은 일을 진행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피오나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창작자라고 믿는다”며 “연극과 공연은 굉장한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코틀랜드만 해도 지금 ‘공감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예술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오나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창의적인, 재미있는 공간을 구축해서 사람들에게 제공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스코틀랜드에 등록된 자선 단체이지만, 영국의 유한회사이기도 해서 다양한 펀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는 점도 부연 설명했다.

피오나의 이날 발제 내용 중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바로 이 대목일 것이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지 40년이 넘으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사회가, 기업이 이제는 평등성·다양성· 포용성을 가진 단체를 찾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담보되지 않으면 펀딩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점이다. 트리키 햇이 그동안 진행한 협업 프로젝트인 △난민과 함께하는 장소 기반 프로젝트(Listening to Our City) △철거 현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한 작업(Round Our Place:Ravenscaig)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멀티 아트 퍼포먼스 ‘더 플레임스(The Flames) 등은 그 연장선에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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