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영화상 2024] 뚝심 있게 영화적 성취 이룬 ‘리볼버’에 높은 평가
심사평 양경미 영화평론가
2024년 한국 영화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했지만, 흥행의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 양극화는 영화산업의 위기론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우리에게 해결해야 할 숙제를 던져 주었다. 이러한 여건의 변화를 고려해서 심사에 참여한 김윤미(영화사 올 대표), 남유정(부산일보 기자), 송경원(씨네21 기자), 양경미(영화평론가), 이규만(감독), 이동은(감독), 유지나(동국대 교수), 전찬일(영화평론가), 정한석(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 등 심사위원들은 쏠림 없는 균형감을 가지고 수상작을 선정했다.
가장 치열하고 신중한 토론이 진행된 부문은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감독상이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쟁쟁한 후보작들이 올라왔고 열띤 토론 끝에 수상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 최우수작품상에는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가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비록 대중의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영화 본연의 의미를 잃지 않고 뚝심 있게 영화적 성취를 이룬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우수감독상은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에게 돌아갔다. 긴장감을 유지하며 흡인력을 높여 1300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더욱이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배우들을 돋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남우주연상의 영광은 이 영화에서 이태신 역할을 맡은 정우성 배우가 차지했다.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도 열띤 토론은 이어졌다.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후보자들 가운데 수상의 영예를 가져간 주인공은 ‘정순’에서 정순 역을 맡은 김금순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하면서도 정순의 감정선을 잘 표현한 감성적인 연기에 좋은 점수를 줬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에는 ‘화란’의 송중기 배우와 ‘리볼버’의 임지연 배우가 각각 수상했다.
신인감독상은 ‘괴인’에서 독특하고 촘촘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정홍 감독이 수상했고, 신인남자연기상과 신인여자연기상은 ‘빅슬립’의 김영성 배우와 ‘거미집’의 정수정 배우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본상에는 연출과 각본을 함께 한 ‘절해고도’의 김미영 감독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촬영상은 ‘리볼버’의 강국현, 음악상에는 ‘거미집’의 모그, 미술 및 기술상에는 ‘노량:죽음의 바다’의 정성진 감독이 수상했다.
부일영화상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과 더불어 한 해 중 가장 먼저 발표되는 영화의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영화상이다. 이 때문에 부일영화상의 선택이 올해 다른 영화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상작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