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세계화’, 한·중·일 서예 교류로 부산이 앞장선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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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까지 한글 서예 한마당
학문적 체계화·예술로 발전
중·일 강습회·전시회 예정도

‘제22회 한글 서예 한마당 및 한·중·일 서예술 교류전이 부산시청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제22회 한글 서예 한마당 및 한·중·일 서예술 교류전이 부산시청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1443년에 창제된 훈민정음의 의미를 담은 서문 중 일부를 현대어로 쓴 한글 서예 글씨가 부산시청 2층 전시실에 걸렸다. (사)한국서체연구회가 578돌 한글날을 맞이해 13일까지 열고 있는 ‘제22회 한글 서예 한마당 및 한·중·일 서예술(書藝術) 교류전’에 출품된 작품 중 하나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한국서체연구회는 2002년 창립한 이래 매년 한글 서예 한마당을 개최해 한글 서체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동시에 예술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올해는 ‘한·중·일 서예술 교류전’을 열어 한국서체연구회 대표 작가 30명, 중국 서예 작가 30명, 일본 서예 작가 30명 등 동아시아 3개국 총 90명의 서예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번 한글 서예 한마당에서는 제1회 한국서체대전 전국회원대회 입상작 148점과 한국서체연구회 회원 작품 70점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한국서체연구회는 이번 전시를 특히 ‘한국전’이라 명명하고 전시 도록 표지에 ‘중국전·일본전 개최 예정’이라고 기재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서체연구회가 한글 서예 위주로 중국과 일본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하고 개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한글 서예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고, 일본에서는 한글 서예 전시회가 열린 적이 없다. 따라서 중국전과 일본전 개최는 한글 세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글학회 김주원 회장은 “한글을 본래의 기능인 의사소통 기능에만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예술로 탄생시킨 것이 한글 서예다. 한글 서체를 중국과 일본에 소개하고 그곳에서 한글 서체 강습회를 가진다면 한글 서예의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이 될 것이기에 그 성과를 크게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서체연구회는 2019년에는 한글 서체 정립과 세계화를 위한 전국 학술 토론회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에서 개최하고, 부산-상해 서예술교류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글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한·중·일 서예술 교류전도 한국서체연구회, 중국 절강성 의오시서법가협회, 일본국제서도교류협회가 공동주최했다.

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 회장은 “한·중·일의 대표적인 서예 작가들이 세 나라의 대표 도시인 부산시, 절강성 의오시, 오사카시를 오가면서 학술발표, 서체강습회, 친선 필회 등의 예술 활동으로 중국과 일본이 우리 한글 서예를 맛보게 해야 한다. 바야흐로 한글이 한류의 으뜸 자리에서 세상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한 “전시장에 마련된 각종 한글 서체 자료와 한글서체분류표, 국·한문서체비교도는 한글 문자 예술의 체계적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자료이니 주목해서 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국서체연구회는 한글서체를 크게 해례본체, 언해본체, 궁체로 나눈다. 언해본체와 궁체는 다시 정자, 흘림, 진흘림 3가지 서체 형태로 나누어 총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허경무 이사장은 훈민정음 서문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부분을 원문으로 썼다. 한국서체연구회 제공 허경무 이사장은 훈민정음 서문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부분을 원문으로 썼다. 한국서체연구회 제공

신미경 작가가 ‘낙지가’를 언해본체정자, 언해본체흘림 복합구성했다. 한국서체연구회 제공 신미경 작가가 ‘낙지가’를 언해본체정자, 언해본체흘림 복합구성했다. 한국서체연구회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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