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야 이젠 안녕”…올림픽 배구 첫 동메달 조혜정 감독 별세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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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몬트리올 대회 새 역사
유경화·변경자 등과 공수 ‘주축’
GS 전 사령탑…여성 최초 감독
조창수 전 삼성 감독이 배우자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소련(현 러시아)과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과 소련(현 러시아)과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조혜정 연합뉴스 조혜정 연합뉴스

작은 키에도 높이 날아올랐던 '나는 작은 새' 조혜정(사진) 전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감독이 30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조혜정 전 감독의 딸로 KLPGA 투어에서 뛴 전 프로골프 선수 조윤희 씨는 30일 "어머니께서 지병으로 오늘 오전 눈을 감으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한국 여자 배구에 큰 획을 그은 전설적인 선수였다.

조혜정 전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유경화, 변경자 등 주전들과 함께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여자 배구를 3위에 올려놨다. 한국 구기 종목이 하계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조 전 감독은 고교 3학년이던 1970년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고,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1972년 뮌헨 올림픽,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등에 출전했다.

실업 선수 시절에는 국세청과 미도파에서 활약하다가, 197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2년 동안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1981년 은퇴한 조 전 감독은 2010년 4월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아 ‘프로배구 사상 최초 여성 사령탑’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조 전 감독은 1981년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조창수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과 결혼했고, 딸 조윤희, 조윤지 씨가 있다.

췌장암과 싸우던 고인은 임종하기 전, 배구를 향해 편지를 보냈다.

조 전 감독은 편지에서 "배구야,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가 13살 중학교 시절이었으니, 우리의 인연이 반세기가 넘어 6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라고 운을 뗀 뒤 "때론 내가 널, 또 가끔은 네가 나를 힘들게 한 적도 있었다. 끈질긴 인연이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배구야, 이제 난 너와 더 이상 친구를 할 수가 없게 됐단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고인은 또 "배구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더는 내가 너의 친구로 남아 있을 수 없단다. 너를 만나 참으로 즐거웠고, 행복했어. 몬트리올에서, 이탈리아에서 너와 함께한 여행은 내 인생의 꽃이었어. 대한민국 프로무대에서 너와 함께한 그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데이트였어. 고마웠던 배구야, 안녕!"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31일 오전 8시에 15호실로 이동한다.

발인은 11월 1일 오전 6시 30분에 엄수된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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