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례·위상 확보와 추진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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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구상안 마련… 효과 극대화 고민
서울특별시 준하는 권한과 지원이 핵심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7일 부산시청에서 만나 행정통합과 물 문제 등 부산 경남 지역 공동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6월 17일 부산시청에서 만나 행정통합과 물 문제 등 부산 경남 지역 공동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다음 달 경남도와 부산시의 행정통합안 기본구상안 발표와 공론화위원회 출범을 앞둔 가운데 실질적인 정부의 권한 위임이 향후 성공적인 부산·경남 행정통합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구·경북은 2026년 7월까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의 대구광역시·경상북도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 부산시와 경남도는 행정통합 기본구상 초안을 마련하고 행정통합 효과 극대화를 위한 막바지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두 시도의 행정통합안에 어떤 정부 특례안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행정통합의 성패는 실질적인 정부의 권한 위임에 달렸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통합을 바라는 시도민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한다. 부산시가 행정통합의 핵심인 권한 강화와 재정 확대 방안 등 마련에 골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시는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연계해 조세권, 재정권, 자치권, 국토이용권 등 중앙정부 권한을 파격적으로 이양받겠다는 계산이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부산·경남이 제2거점이 되려면 다른 지역보다 위상이나 자치권 등이 더 많이 보장돼야 한다”고 실질적인 권한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있어 속도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대구경북(TK)특별시에 준하는 위상 확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정부의 지원과 특례가 대구·경북으로 몰려 부산·경남의 위상이 자칫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울산이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는 점도 통합 효과를 반감시킨다. 반면 대구·경북이 최근 체결한 공동합의문에는 TK특별시에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 외에도 특별법을 통해 경제·산업 육성, 균형발전, 광역 행정 등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 및 총괄·조정·집행 기능을 부여하고, 국가 사무와 재정을 적극적으로 이양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지역 발전과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부산·경남 두 지자체가 사전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추진력이 관건이다.

단순히 몸집만 커진다고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진 않는다. 정부는 현재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통해 자치단체의 모든 권한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과감하게 법률의 범위 안에서 사무 권한, 조직, 기구 등을 정부 위임 없이 바로 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해야 명실공히 지방자치가 이뤄진다. 이게 행정통합의 궁극 목표다. 조직·정원·기구·재정 등 모든 부분에서 권한이 확보될 때 통합이 의미 있다. 부산·경남이 합치면 650만 명 인구에 지역 내 총생산이 200조 원에 달한다. 가덕신공항과 부산항 신항 등 산업·물류 인프라와 지정학적 위치 등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보다 더 큰 통합 효과를 낼 수 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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