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안벽 크레인 해상 이전'… 북항 2단계 준비 완료
2단계 대상 부지 자성대부두
C/C 해체 후 감만부두 이전
국내 첫 '컨' 부두 역사 속으로
"12월 중 완전히 비워질 예정"
부산항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을 위한 역사적인 ‘항만 대이동’이 고난도 안벽 크레인 이전 작업에 성공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르면 올해 말 우리나라 최초 컨테이너부두인 자성대부두가 운영을 마치고 항만 재개발지로 탈바꿈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북항 컨테이너부두 기능 재편’ 계획에 따라 자성대부두의 초대형 안벽 크레인이 신감만·감만부두(1번 선석)로 해상 이전됐다고 30일 밝혔다. 현재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 대상 부지인 자성대부두를 비우기 위한 항만 연쇄 이동이 진행 중이다. 기존 신감만부두 운영사인 동원신항컨테이너터미널은(DPCT)은 부산항 신항으로, 자성대부두에 있는 한국허치슨터미널은 신감만·감만부두로 이전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한국허치슨터미널은 자성대부두에서 사용한 컨테이너 크레인(C/C) 중 6기를 감만부두(4기), 신감만부두(2기)로 해상 이전한다. 지난 27일과 29일 2기를 이전시켰으며, 1기는 이번 주 옮길 예정이다. 나머지 3기는 다음 달 말에서 12월 초 이전한다. 트랜스퍼 크레인(T/C)도 21기 중 6기를 이전 완료했으며, 나머지 15기는 12월 말까지 3차례에 걸쳐 옮긴다.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내리는 안벽 크레인은 최대 높이 120m, 최대 하중 1200t의 초대형 하역 장비로 해상을 통해 옮겨야 한다.
그러나 부산항대교의 선박 통항 높이가 60m로 제한돼, 크레인을 해체·절단 후 바지선에 실은 뒤 새 부두에서 재조립해야 한다. 먼저 크레인의 구조물과 케이블을 절단한 뒤 바지선에 적재해 이동시킨다. 이후 신규 부두에 도착한 뒤 바지선에서 크레인을 들어 올려 재조립하고, 시운전 후 정식 운영되는 식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시도된 적 없는 해상 이전 작업으로, 정밀한 기술이 필요한 데다 작업 풍속, 파고, 조류 등 기상 여건도 맞아야 한다. 실제 첫 크레인도 바람이 많이 불어 당초 예정보다 늦게 운송됐다. 안전 사고 우려 등으로 이번 장비 이전은 국내외 하역장비 제작 업체, 안전 점검 업체, 운송 업체 등과 협업해 이뤄졌다.
BPA에 따르면 자성대부두는 오는 12월 중으로 완전히 비워질 전망이다. 크레인 이외 다른 장비도 육·해상을 통해 차례대로 이동할 예정이다. 자성대부두는 1978년 우리나라 최초 컨테이너부두로 개장해, 지난 46년 간 부산항이 글로벌 허브 항만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BPA 물류정책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 협업 전담 조직인 북항운영준비단(TF)을 운영하며 항만 이전 일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이번 안벽 크레인 이전은 지난 3월 기존 신감만부두 운영사의 신항 이전, 9월 자성대 부두 운영사의 신감만부두 동시 운영에 이어 마지막으로 추진되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허치슨터미널은 장비 이전 동안 자성대부두와 신규부두를 동시 운영하고, 장비 이전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신규부두를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BPA 강준석 사장은 “부산항의 물류 기능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면서 안벽크레인이 안전하게 이전할 수 있도록 정부, 부두운영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북항이 아시아 선사 거점항으로 특화된 기능을 유지·강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