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 42만~52만 원
배추·무 값 올라 전년보다 20% ↑
11월 중순 물량 확대 가격 내릴 듯
배추와 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김장 비용이 작년보다 약 20% 더 든다는 조사자료가 나왔다. 다만 김장 시기를 11월 중순 이후로 늦추면 배추가격이 하락해 부담을 좀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는 29일 기준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김장 재료 15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41만 9130원으로, 1년 전보다 19.6%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주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60% 이상 오르면서 전체 비용 상승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조사 당시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평균 705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61.1% 높았다. 무와 미나리 소매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65.9%, 94.5% 올랐다. 반면 양념채소류인 대파와 생강 소매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9.9%, 21.9% 떨어졌고 고춧가루 가격은 7.0% 내렸다. 이들 품목은 현재 공급이 안정적이다.
또 대형마트에서 김장 재료를 살 경우 4인 가족 기준 52만 1440원으로,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보다 10만 원 가량 비쌌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정부의 할인 지원은 반영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배추·무 가격이 오르자 정부 할인지원을 통해 배추·무 가격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가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대책이 김장 물가 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물가협회는 최근 배추가격이 안정세를 보여, 앞으로 김장비용은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배추 가격이 여전히 높지만 가을배추 출하 확대로 김장철 수급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음 달 중순 이후로는 부담이 다소 줄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 배추 재배면적이 5년 만에 가장 작았고 가을 무 재배면적은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가을 배추 재배면적은 1만 2998ha로 작년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2019년(1만 968ha)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가을 무 재배면적은 5003ha로, 작년보다 19.4% 감소했다. 이 통계청은 배추와 무를 심기 시작할 때 폭염과 폭우가 계속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김장수요가 3.2% 줄었고 10월 들어 배추 작황이 좋아 김장배추 공급은 문제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추 소매가격은 9월 하순에 포기당 9581원이었으나 10월 29일에는 6627원으로 떨어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