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가의 유쾌한 도발 보러 오세요
청년 작가 공모 전시 잇따라
낭만시간연구소· 홍티센터 등
청년 특유 신선한 매력 발산
시대가 변하며 미술판에서 전시보다 아트페어같은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작품이 거래되며 인지도가 높은 중견 작가에게 관심이 더 쏠린다. 신진 작가에겐 전시의 기회도, 판매의 기회도 더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의 청년 작가에게 현실을 더 팍팍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지역의 유명 청년 작가 지원전, 공모전이 무척 반갑게 다가온다.
먼저 원도심인 부산 동구 초량에 자리잡은 전시공간 낭만시간연구소가 12월 1일까지 ‘2024 새파란 작가, 첫 시작을 위한 공모 프로젝트’ 당선자 전시를 연다. 낭만시간연구소의 첫 번째 청년 작가 공모전으로 조형, 공예, 회화 분야에서 각 1명씩 작가를 선정했다.
1관의 오영준 작가는 호기심에 관한 조형물들을 보여준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에서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하는 작가는 분해와 조립으로 끊임없이 재조합을 탐구한다. 매끈하고 입체적인 조형물, 평면 위 부조 작품 등이 있다. 유쾌한 장난감 같기도 한 조형물은 보는 이들을 기분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2관의 박소영 작가는 터프팅 공예 작품을 준비했다. 이상과 현실 속에서 괴로워하는 작가의 모습을 표현했다. 터프팅 공예는 실을 통해 직관적인 감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박소영 작가는 굴이라는 형상을 선택해 굴의 단단하고 거친 껍데기와 부드럽고 곡선적인 속살을 표현했다.
3관 배은주 작가는 동양화에서 자주 쓰는 장지에 채색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환경에 따라 나를 마주하는 것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자신을 투영하는 것으로 버섯을 선택했는데 버섯은 식물, 동물과는 다르게 주변 환경에서 유기물을 흡수하여 영양을 얻는다. 그 영양분으로 자신만의 에너지를 생성하며 살아간다. 어두운 나무와 대비되어 밝게 빛나는 붉은 빛의 살구 버섯은 작가가 바라는 가치관을 닮아 있다. 일상의 공간, 사물 위에 놓인 버섯의 생경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부산 창작거점공간인 부산 사하구 홍티예술촌은 12월 3일까지 전시 공간 지원 사업으로 강시라·착 작가의 협업전, 김가민 작가의 개인전, 청년작가 발굴 지원전으로 서채하 작가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강시라·착 작가는 ‘보더 휴먼’(border human)이라는 제목으로 ‘감정’이 기술적으로 변형되었을 때의 가능성과 한계점을 마주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김가민 작가는 ‘눈과 손이 멀어질 때 쯤’이라는 전시에서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탈피하고 온전한 주체가 되는 시간을 보여준다.
서채하 작가의 개인전 제목은 ‘A DAILY LIFE GENERAL STORE’이다. 반복적이라 무용하다고 여겨지는 일상과 그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인 비일상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캔버스 위에 돌가루와 아크릴 물감으로 그려진 회화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