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CEO아카데미 강연
"기초과학·원천기술 투자해야"

리엔경제연구소 곽수종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강연에서 “기업가들은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거대한 파도가 아니라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읽어내는 것입니다.”

지난 19일 제17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27강이 열린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 리엔경제연구소 곽수종 대표가 ‘2025년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곽 대표는 강연 내내 미국에서 불어오는 거대한 바람을 강조했다. “미국은 일론 머스크라는 사업가가 등장해 우주 시대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세계를 주도하는 미국 산업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는 인공지능(AI)이 있습니다. 그 밑에는 AI로 가기 전 중간 단계 산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대형 기술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엔비디아)입니다. 이들 회사 주식은 주식시장에서 제일 유망한 종목이죠.”

곽 대표는 “미국은 1960년대부터 AI 산업이 시작됐다. 또 40~50년 전에 GPS를 군사기술로 사용했다”며 “오늘날 미국 산업의 경쟁력은 오래전부터 씨앗을 뿌려 놓은 데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1990년대 초 PC 시대가 열리면서 대박이 난 것도 1983년 반도체 투자 선언을 하는 씨앗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한국도 세계적인 기술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생물, 화학, 물리 등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투자를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 대표는 미국 주식 시장의 예를 들며 1929년 이래 허버트 후버, 리처드 닉슨, 조지 W. 부시 등 단 세 명의 대통령만이 임기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 재임 동안 미국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연평균 수익률은 9.5%를 초과했다고 한다. 반면 1956년 이후 한국 주식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3.3%였다.

곽 대표는 이어 1950년부터 2023년까지 S＆P 500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흥미로운 그래프를 보여줬다.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의 하원의원 비율이 반반이면 수익률이 12.20%로 가장 높았다. 반면 공화당이 다수당이면 수익률은 11.70%였고, 민주당이 다수당이면 1.04%에 불과했다.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의 하원의원 비율이 반반이면 15.72%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화당이 다수이면 수익률은 14.55%였고, 민주당이 다수이면 8.72%의 수익률을 보였다.

“민주당이 경제 성장 이후 분배에 초점을 두다 보니,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다수일 때 경제가 더욱 성장했음을 알 수 있죠. 중산층이 늘어날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게 진정한 보수가 할 일입니다.”

곽 대표는 다가올 새로운 10년의 변화에서 4가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했다. 4가지는 △미국의 초강대국 지속 △중국 성장 둔화와 사회적 불안 가중 △양극화와 글로벌화의 부작용 △기업과 국가의 분리 현상 심화 등이다.

“새로운 10년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열려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앞서 있는 미국 경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오늘 참석한 CEO들이 기업가 정신을 갖고 시장·생산 공정·조직·원재료·기술 등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합니다.”

곽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캔자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과 조지메이슨대학교 송도캠퍼스 경제학과 조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리엔경제연구소로 대표로 활동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5-2029〉 〈자본주의의 적은 자본주의〉 등이 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