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최고가 경신 업비트서 1억 3000만 원
주춤하던 비트코인이 6일 만에 사상 최고가인 9만 4000달러를 ‘터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긴장감 속 비트코인이 안전 자산으로 급부상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20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1억 3000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1억 299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9만 2710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사상 처음 9만 4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13일 기록했던 9만 3400달러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6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미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선 아래에서 거래되던 가격과 비교하면 2주 만에 상승 폭이 약 35% 뛰었다. 이날 비트코인 상승 요인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두 국가 사이의 전쟁 긴장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그간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마다 하락했던 점과 달리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회피)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기 때문에 몰수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해 초 미국 일부 지역 은행 시스템의 위기 당시 안전 자산으로 인식돼 상승한 바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기반한 옵션 상품이 첫 거래를 시작하기도 했다. 나스닥 거래소는 19일(현지 시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 거래를 개시했다.
옵션은 사전에 정한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에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을 의미한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콜옵션 매수)하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풋옵션 매수)할 수 있다. 경제 전문매체 배런스는 이날 장중 거래된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 물량의 85%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였다고 전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