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전, 서울서 석 달간 개최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0일부터 7월 6일까지 성곡미술관 2관
‘부산 출신’ 국내외 신진 작가 8명 선정
“미술관 개보수 중…작가 브랜드화 일환”
“부산시립 전시를 굳이 서울서?” 지적도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강이경 작가의 '지하의 수호신'(2025)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강이경 작가의 '지하의 수호신'(2025)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김재원 작가의 '허물'(2023/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김재원 작가의 '허물'(2023/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김태성 작가의 'in-formation'(2024/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김태성 작가의 'in-formation'(2024/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박현성 작가의 'Airborne Fantasy'(2024/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출품된 박현성 작가의 'Airborne Fantasy'(2024/2025 재제작) 이미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감민경 강태훈 김대홍 김덕희 김성철 김한나 문지영 박자현 서평주 송성진 이선경 이진이 전혜원 정만영 정혜련 조정환…. 이들의 공통점은 부산시립미술관이 자랑하는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전을 통해 배출한 부산 작가들이다. 1999년 처음으로 이 전시를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총 17회의 전시를 통해 76명의 젊은 작가를 소개했다. 실제, 이 전시는 부산 지역 신인 작가들에게 ‘등용문’ 같은 역할을 했다. 이 전시를 통해 배출된 작가 중 상당수가 계속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산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는 게 저간의 평가이다.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3-슬픈 나의 젊은 날’ 이후 2년 만에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가 찾아온다. 올해는 ‘부산시립미술관의 미술 생태계 균형화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부제를 달았다. 10일 개막해 7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경희궁길 42) 2관 1~3층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강이경 김미래 김재원 김태성 박지혜 박현성 유장우 유하나 등 총 8명이다. 부산 출생이거나 정주, 출향한 만 20~40세 신진 작가들이다.

올해는 공모제가 전격, 도입됐다. 포트폴리오 공모(내부 심사)-외부 심사 위촉-인터뷰-작업실 방문 등 4단계 심사를 거쳤다. 이전보다는 이력이 훨씬 화려한 편에 속하는 이들이 대거 선발됐다. 17회까지 오면서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면, 2005년엔 지역 중심의 작가 발굴에서 벗어나 전국에서 활동하는 개인전 1회 이상의 경력을 가진 만 35세 미만의 젊은 작가로 확대했다. 2007년부터는 격년제로 바뀌었다. 2020년엔 부산 활동 작가에서 부산에서 태어났거나 학교를 다닌 작가로 폭을 넓혔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158명이 지원했다. 공모 요강에는 6명이라고 밝혔지만, 너무나 많은 지원자가 있었고, 4단계 심사를 거치는 동안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우수해 2명을 늘려서 8명을 선발했다. 신진이라고 하나, 한 사람, 한 사람이 뛰어난 실력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강이경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강이경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재원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재원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박지혜 작가. ⓒ홍철기 인천아트플랫폼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박지혜 작가. ⓒ홍철기 인천아트플랫폼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유장우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유장우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유하나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유하나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 판화대학원 석사를 마친 후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초빙교수로 있는 강이경(1988년생) 작가는 회화, 판화적 실험과 설치미술을 연구한다. 동아대 졸업 후 성균관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석사)한 김재원(1991) 작가는 영상, 사진, 언어를 기반으로 정체성과 질병, 기억의 확장성을 탐구한다.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를 마친 박지혜(1987) 작가는 조각, 서사, 퍼포먼스 작업을 넘나들고 있다. 주요 개인전과 단체전, 출판 및 프로젝트는 서울과 인천에서 열었다. 서울대 서양학과와 뮌헨국립조형예술대를 졸업한 유장우(1985) 작가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자본주의와 패턴에 의해 포착되는 신체를 주목한다. 유하나(1987) 작가는 이화여대 시각디자인과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예술대에서 디플롬을 따고,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영상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났거나 학교에 다닌 작가들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미래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미래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태성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김태성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박현성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부산시립미술관이 격년제로 열어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2025’에 선정된 작가들. 사진은 박현성 작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김미래(1984) 작가는 2019 경기창작센터 입주 작가·2022년 부산 청년아트페어 UNDER39 참여 청년 예술가·2024 홍티아트센터 12기 입주 작가였으며, 언어로 담아내기 어려운 감정을 흑백 드로잉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신라대와 부산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태성(1997) 작가는 회화의 표현 가능성과 확장적 실천 연구, 이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박현성(1991) 작가는 독일 뮌헨국립조형예술대를 졸업하고 귀국한 뒤 구속의 신체에서 치유의 신체로, 다양한 재료 연구를 통한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 출생으로 주로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알음알음 소식이 알려지자 이래저래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하반기 전시를 마지막으로 리노베이션에 들어간 부산시립미술관의 전시 공간이 없어서라고는 하지만, 굳이 서울까지 가서 전시를 열어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부산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작업해 온 젊은 작가를 발굴해 공공 미술관이 새로운 기회를 주고자 마련된 취지의 전시를 굳이 ‘공모’라는 이름으로 지역 작가들한테 또다시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게 맞느냐는 하소연도 나온다. 이들은 또 지역 미술관 역할이 단순히 미술품을 수집·보존하고, 지역 작가를 발굴하는 등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담당하는 것 외에도 시민들의 전시 관람 기회 제공 등 문화 향유 기능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젊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국공립 미술관이라면 거의 다하고 있다. 기존과 다르게 발전시키고 싶어서 변화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지원이 ‘단면적, 단기적’이라면, 올해부터 우리 프로그램은 ‘다면적, 장기적’이라는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전시는 ‘청년 작가들의 세계 미술 생태계 진입과 확장성을 목표로 기획된 글로벌 프로모션’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립미술관은 8인의 포트폴리오 리뷰부터 국내외 네트워크 지원까지 로컬에서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의 A 미술비평가는 “전시 공간이 부족한 부산에서 시립미술관 기획 전시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젊은 작가들한테는 새로운 기회인데, 스펙에서부터 밀리는 지역의 젊은 작가 입장에선 공모라는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 전시기획자는 “이번 공모에 임한 모 부산 작가는 변변한 작업 공간이 없어서 지인의 작업실을 급하게 빌려서 작품 몇 점을 갖다 놓고 심사에 임했지만 결국 탈락한 해프닝도 있었다”고 전했다.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 출신의 C 작가는 “궁극적으로는 전국을 무대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곳이 부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성과 정체성을 강조했다. D 작가도 “부산에서 두세 달 전시를 열면 시민들이 한 번쯤은 가 볼 수 있지만, 서울에서 하면 부산 시민은 몇 명이나 가 보겠냐”고 말했다. 참여 작가들을 브랜드화시키겠다는 시립미술관의 ‘전략’이 전향적인 발상으로 기록될지, 시대착오적인 선택으로 남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관람료 무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