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없어서 쉽다? ‘사고력 중심’ 문항 대비해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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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수능 시행 계획

교육과정평가원, 올해 11월 13일 확정
전체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EBS 연계율 50%… ‘간접연계’ 방식
수험생 수 증가·의대 정원 축소 가능성
재수생 유입 등은 상위권 판도 흔들 변수
단순 암기보단 문제상황 해석 능력 중요

지난달 2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에서 부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문제를 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2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에서 부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문제를 풀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오는 11월 13일 시행이 확정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될 전망이다. EBS 연계율 50%, 킬러문항 배제 기조가 유지되면서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 모집인원 조정 여부와 재수생 증가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BS 연계율 50%·킬러문항 배제 유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11월 13일 치러지며, EBS 연계율은 지난해와 동일한 50% 수준을 유지한다. EBS 교재에 수록된 그림, 도표, 지문 등을 활용해 수험생이 체감할 수 있는 연계 효과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출제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춘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39점, 수학 140점으로 비교적 어렵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원은 지난해 9월 실시된 모의평가도 언급했다. 당시 국어는 129점, 수학은 136점으로, 전반적으로 평이한 시험이었다. 올해 수능도 이처럼 공교육 중심의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공교육 수업을 충실히 듣고, EBS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07년생 황금돼지띠 출생자 영향으로 고3 학생 수가 작년보다 11.8% 증가한 데다, 의대 정원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의대 정원이 한시적으로 늘면서 기대감이 커졌고, 이 영향으로 재수생 등 N수생 유입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험 난이도가 유지될 경우 상위권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킬러문항은 올해도 철저히 배제된다. 평가원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출제하되, 이미 출제된 개념이라도 교육과정상 중요하다면 반복 출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BS와 연계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이뤄진다. 교재에 실린 문항이나 지문을 그대로 내는 방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개념이나 소재를 바탕으로 그림, 도표, 지문 등을 재구성해 출제하는 형태다. 오 원장은 “직접 연계는 학생들의 학습이 특정 교재에 집중되는 부작용이 있어, 간접 연계 방식으로 50% 이상 연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교육부 청사에서 오승걸(오른쪽 첫 번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지난달 25일 교육부 청사에서 오승걸(오른쪽 첫 번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국어·수학 ‘공통+선택 과목’ 적용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직업), 제2외국어/한문 6개 영역으로 치러진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체제도 그대로 유지된다.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된다. 국어는 공통과목인 독서와 문학에 더해 ‘화법과 작문’ 또는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문항 수는 총 45개다. 수학은 공통과목으로 수학Ⅰ·Ⅱ를 공통으로 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문항은 총 30개로 구성된다. 영어는 45문항이며, 이 가운데 17문항은 듣기평가로 25분 이내에 진행된다.

한국사는 올해도 필수 응시 영역이다. 총 20문항이 출제되며,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통지표 자체가 발급되지 않는다. 한국사는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영역으로, 핵심 개념 위주로 출제된다. 탐구 영역은 사회와 과학 구분 없이 총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탐구 영역은 6개 과목 중 최대 2개까지 선택 가능하며, 두 과목을 응시할 경우 반드시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포함해야 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9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해 응시한다.

성적통지표에는 수험생이 응시한 영역과 선택 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된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가 적용돼 등급만 표기된다. 한편 올해부터는 수험생 편의를 위해 응시원서 온라인 사전입력 시스템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수능 응시 수수료도 해당 시스템을 통해 가상계좌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킬러문항 배제’ ‘EBS 50% 연계’ ‘공통+선택 과목 체제’라는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하지만 수험생 수 증가, 의대 정원 축소 가능성, 재수생 유입 등은 상위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출제 기조는 분명하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고, EBS 교재의 지문과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를 변형해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 암기보다는 개념 간 연결을 이해하고, 문제 상황을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 진로진학지원센터 박상호 교육연구사는 “킬러문항이 사라졌다고 해서 수능이 쉬워진 건 아니다. 오히려 평가원은 ‘사고력 중심’ 문항을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EBS에 나오는 지문이나 문제가 변형돼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를 예상하며 푸는 훈련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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