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의 음식 이야기] 코엔자임Q10?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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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자임Q10(CoQ10)이 항산화제로 대인기다. 건강식품으로 먹기도 하고 노화를 방지한다며 화장품에 첨가하기도 한다. 과연 그런 작용이 있는지 필자는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어떤 분자(물질)가 전자를 잃으면 산화되었다고 한다. 항산화란 이 산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전자를 잃는 것을 막는 현상을 말한다. 이 문제는 우리 몸속에 비정상적으로 전자를 잘 뺏는 물질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다. 주위의 전자를 강제적으로 빼앗아 자기는 안정화되는 대신 뺏긴 물질은 망가뜨려 버린다. 가장 악질적인 것이 활성산소다.

좋은 항산화제란 활성산소에 전자를 대신 주고 자기는 멀쩡한 상태로 남아있는 물질을 말한다. 즉 자기가 인심 좋게 산화되고 다른 물질의 산화를 막아주는 셈이다. 우수한 항산화제로는 비타민 E, C, A와 글루타티온(glutathion)이 꼽힌다.

시험관에서 항산화능을 나타내는 물질은 무수히 많다. 시중에 판매되는 코엔자임Q10을 비롯해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카로틴 등이다. 단 이들이 실제 소화관에서 흡수되고 세포 내로 이동하여 적재적소에서 기능을 발휘하는지는 의문이다. 시험관에서 확인된 물질이 인체 내에서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코엔자임Q10이란 효소반응을 돕는 보결분자족으로서 체내 에너지(ATP) 생산을 담당하는 전자전달계의 구성멤버다. 몸속에서 활성산소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바로 이 전자전달계로서 이의 소거작용은 코엔자임Q10이 아니라 효소(SOD)가 담당한다. 이 코엔자임Q10은 우리 몸속에서 합성되니 굳이 외부로부터 공급해 줄 필요도 없는 물질이다.

시중에는 노화와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 말이 옳다면 소화기관을 통과하고, 혈액에 의해 세포로 운반되고, 선택투과성이 강한 세포막을 통과하며, 다시 미토콘드리아의 이중막을 지나서 전자전달계의 구성성분으로 안착하는 험로를 거쳐야 한다. 이게 가능할까?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막아준다'는 단골 광고문도 문제이다. 피부 노화는 주로 활성산소 때문이라면서 항산화제를 화장품에 넣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체 피부세포를 뭘로 보는가? 코엔자임Q10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피부를 뚫고 들어가 세포 속에 흡수된 뒤,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이게 가능할까? 소비자 스스로 현명해져야 할 때다.

부산대 미생물학과 명예교수 leeth@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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