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작가] ‘부산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대답은 ‘스마트 고밀화’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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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교수가 지난 23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원북 작가 북토크 콘서트’에서 책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유현준 교수가 지난 23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원북 작가 북토크 콘서트’에서 책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유현준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는 역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스타 작가’였다. <어디서 살 것인가>란 저서로 올해 원북에 선정된 유 교수가 무대에 오르자 많은 청중이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23일 오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선포식의 북 토크 콘서트는 열기로 가득 찼다. 대강당을 가득 메운 700여 명의 청중은 유 교수의 유려하고 재치 있는 입담에 즐거워했다.

23일 부산시청 대강당서 열린

원북원부산 북 토크 콘서트

“집마다 사적인 외부공간 있고

주변에 공원·도서관·벤치 등

걷고 싶은 요소들로 연결돼야”

유 교수는 원북 선정 소감으로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한다. 세계적인 도시인 부산에서 올해 한 권의 책에 선정됐다는 것은 책의 주제가 이 시대에 필요한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묻자 유 교수는 “건축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읽어보는 시도다. 건축물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건축과 도시 공간 구조를 잘 만들면 우리가 좀 더 화목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유 교수는 “모두가 다 읽었으면 좋겠지만, 특히 중·고등학생이 많이 읽었으면 한다.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공간인데 많은 이들이 어떤 공간이 나를 위로하는지, 기분 좋을 때 어떤 공간에 가면 좋은지 모른다. 공간이 나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청중과의 대화 시간에 건축사사무소에 다니는 한 참가자가 학교 건축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됐으면 하는지를 물었다. 유 교수는 “학교 평당 공사비가 교도소나 시청보다 훨씬 낮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를 좋게 지으면 많은 국민이 12년 동안 제일 좋은 집에서 살다 가는 것과 같다. 아이들이 인격 형성을 하는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데 세금을 쓰는 것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1950년대 이후 교육청 표준설계로 표준모델을 만든 것이 학교 건축의 획일화를 가져왔고, 이는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맞지 않는다. 학교 건축 허가를 교육청이 아닌 관할구청으로 넘겨서 구청이 건축법상에서 저촉되지 않은 범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청중석에 있던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유 교수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하지만, 구청으로의 허가권 이관은 동의 못한다. 교육부에서도 미래공간 형태로 학교공간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도적인 제한은 있지만,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공간을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유 교수에게 “책 제목처럼 ‘어디서 살 것인가’를 우리에게 물으면 대부분 부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부산의 도시 공간과 건축에 대해 조언해 달라”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부산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고밀화된 도시다. 뒤로는 경사가 급한 산과 앞으로는 바다가 막고 있어서 생긴 제약이 부산을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부산은 ‘스마트 고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고밀화란 집마다 사적인 외부공간이 있고, 걷고 싶은 거리로 도시전체가 연결되고, 걸어서 10분 이내에 공원, 도서관, 벤치가 많은 도시를 말한다. 공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우연히 만날 수 있게 해야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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