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대학의 미래다] 부산외대 동남아창의융합학부
학생당 최대 4개 언어 이수 ‘아세안 전문 인력’ 양성한다
부산외국어대학교의 대표 학과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언뜻 떠오르는 게 없었다. ‘우리가 대학의 미래다’ 시리즈가 회를 거듭할수록 대표학과 알아맞히기가 어느듯 습관처럼 돼 버렸지만 말이다. 언어 특성화 대학이니 비언어학과를 대표학과로 선정하지 않을 것이고...영어권일까. 유럽권? 아니면 아랍권?...결국 포기를 하고 대학 측의 ‘처분’을 조용히 기다렸다. 부산외대는 ‘동남아창의융합학부’를 대표학과로 선정했다.
인도네시아·태국 등 10개 국가 7개 언어
원하는 대로 배우는 ‘트랙제’ 교과과정
학기 중에도 해외 교류 프로그램 가동
전공별 취업률 60%, 해외 진출이 절반
동남아창의융합학부는 언어와 문화교육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개별 국가와 2015년 출범한 아세안커뮤니티의 경제 상황과 사회 분위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한다.
동남아시아는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등 10개의 국가로 구성돼 있으며 싱가포르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개발도상국이다. 이들 국가는 외자유치 확대와 제조업 다분화, 지속적 규제개혁 등의 체질 개선으로 가파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11월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높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신남방정책’을 바탕으로 상품 교역뿐만 아니라 기술, 문화예술, 인적교류로 확대해 나가고 있어 관련 국가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흐름의 선진화된 교육과정
동남아창의융합학부는의 교육과정은 세계적인 흐름에 특화돼 있다. 태국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필리핀어, 캄보디아어, 라오어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사용되는 7개의 모든 공용어 언어과정을 마련했다. 여기에다 언어통번역을 위한 인문학과 ICT의 융복합과정인 ‘ICT언어처리트랙’을 신설해 동남아시아의 현재 상황과 언어, 문화 등에 대해 다양하고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개별 전공 방식이 아닌 트랙제 교과과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타 대학의 경우 개별 국가의 개별 언어를 배우고 있지만 동남아창의융합학부에서는 전 과목을 대상으로 학생이 듣고 싶은 국가의 언어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학생당 많게는 4개국의 4개 언어 이수도 가능하다. 태국어·라오어트랙에서는 전문성과 실용성이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인도네시아어·말레이시아어·필리핀어트랙에서는 다양한 지역 정보와 전문지식을 갖춘 국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베트남어·캄보디아어트랙에서는 정치, 경제, 무역, 투자 등 실무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대학 교육과 사회활동과의 연계를 구축, 명실상부한 지역 전문인이 되도록 한다. 미얀마어트랙은 미얀마 어문학과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전문인을 양성한다. 박광우 동남아창의융합학부 주임교수는 “개별 국가적인 이해보다는 아세안 전체에 대한 이해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트랙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희망하는 만큼의 나라와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창의융합학부는 현재 25명의 교수진(외국인 포함)에 720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부산외대에서 가장 큰 학부이다.
우수한 해외교류 프로그램과 장학제도
동남아창의융합학부는 학기 중에 자유롭게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정 국가에서 벗어나 다양한 국가를 접하고 보다 많은 학생들이 해외 교류 경험을 하게하는 게 동남아창의융합학부의 교육 방침이기 때문이다. 동남아창의융합학부는 해외 학술교류대학과 협력해 복수학위제인 2+2(현지 2년 체재), 3+1(현지 1년 체재)과 같은 장기파견프로그램은 물론 7+1(현지 한 학기 체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특수외국어교육진흥법’의 제정으로 교육부로부터 4년간 약 38억 원을 지원받아 학생들의 언어능력과 국가별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표준교육과정, 단계별 교재개발, 언어인증평가, 단기어학연수, 해외파견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제도도 눈길을 끈다. 장학금은 크게 교외 장학금과 교내 장학금으로 나뉜다. 교외장학금으로는 국가장학금과 국책사업 장학금 외부 기관 장학금이 있다. 교내 장학금으로는 학생들의 성적과 NOMAD 장학지수에 따라 지급하는 성적·NOMAD인재장학금, 외성희망장학금, 봉사장학금, 마일리지장학금, 인턴십장학금, 교환학생 장학금, 해외인턴장학금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8 대학정보공시 기준 재학생 1인당 309만 3500원이 지급됐으며 전체 8399명 중 장학금을 수혜 받은 학생은 6718명이다.
국내·외 높은 취업률과 창업 지원
동남아창의융합학부의 전공별 취업률은 60% 내외이며 이 중 30%가량이 해외로 진출했다. 해외로 진출한 학생들의 경우 정부기관과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 주로 취업하며, 현지에서 외국계 기업으로 바로 채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해외취업의 경우 희망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진출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많아 학생들이 더 좋은 취업조건을 위해 고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별 산업에 따라 제조업, 서비스업, IT분야 등 다양한 형태로 진출하고 있으며, 기존에 진출해 있는 해외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업까지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태국은 자동차산업, 전기전자산업, 기계류, 재생에너지산업, 친환경 산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100명이 넘는 졸업생이 이 분야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물류, 무역, 서스비 분야로, 베트남, 캄보디아는 제조업 분야로 많이 진출한다.
박광우 주임교수는 “동남아시아의 발전은 향후 20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한국의 미래는 동남아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된만큼 동남아시아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가 양성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edu@busan.com
김진성기자 js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