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그리고 아세안…한·아세안 대화관계 30주년 기념展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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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그림의 ‘메콩라이트’. 아세안문화원 제공 홍그림의 ‘메콩라이트’. 아세안문화원 제공

아세안문화원(부산 해운대구 좌동)이 한·아세안 대화관계(Dialogue Partnership)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전시를 열고 있다.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의 공통 문화요소인 ‘물’을 주제로 각국의 특징적인 문화를 소개하는 주제 기획전 ‘아세안의 삶과 물-Splash ASEAN!: Water, a Celebration of Life’이다.

10개국 공통 문화요소 ‘물’ 탐구

그림책·설치미술·영상작품 선봬

오는 9월 22일까지 아세안문화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자원이 풍부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물과 밀접한 역사를 가진 아세안 지역의 물질문화와 정신문화를 탐구한다. 아세안 국가의 공예품, 그림책, 일러스트 원화, 설치미술, 멀티미디어 영상작품 등을 통해 다채롭게 물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아세안 사람들의 삶 속에 담긴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서동주 김민재 편광훈 작가의 음향·영상 설치작업 ‘물물물’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은 풍부한 물의 이미지와 소리로 관객을 물의 세계로 안내한다. 하늘거리는 직물로 된 스크린 여러 겹에 비치는 일렁이는 물의 이미지는 생생한 물의 소리와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아세안의 물’에서는 아세안의 언어 표현, 설화 등을 모션 그래픽 영상과 각국의 그림책 등으로 소개한다. 오향종 정희창 작가의 작품은 큼직한 전라도 옹기 위로 ‘물’에 관련된 아세안 10개국 문자들이 비처럼 떨어지는 방식으로 제작된 모션 그래픽 영상이다. 또 이들 국가의 물과 관련된 설화를 소개하는 그림책은 일러스트레이터 강지영 김보은(다로리) 홍그림이 그린 일러스트 원화 작품과 함께 도서관처럼 조성된 공간에 전시된다.

2부 ‘아세안의 일상과 물’에는 동남아시아의 수상 가옥을 재현한 공간이 등장한다. 호수나 강, 바다 위에 집을 지은 수상 가옥은 동남아 전역에서 쉽게 발견된다. 덥고 습한 기후에서도 무더위와 해충을 피하고 식수와 식량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아세안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주거 형태다. 이 공간에서는 EBS와 아시아문화원(광주 소재 아시아문화전당 내)에서 협력 제작한 다큐멘터리 ‘위대한 유산, 동남아시아’의 스폿 영상과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전시실 다른 섹션에서는 물을 담고, 이동하고, 보관하기 위한 다양한 공예품이 함께 선보인다. 한국의 민속 공예품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재료나 기능에 있어서 동남아만의 독특한 지역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획이다.

3부 ‘아세안의 의례와 물’에서는 정신적 상징물로 기능하는 물의 의례적 속성이 담긴 아세안의 독특한 문화를 소개한다. 풍요와 생명을 상징하며 정화의 의미를 가지는 물은 종교적 의례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아세안 국가들은 4월 중순을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겨, 물을 뿌리는 신년 축제를 개최한다. ‘물’로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고, 한 해를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맞이 행사는 오늘날 대표적인 ‘물 축제’로 세계 여행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소현 작가는 영상작품 ‘아세안의 삶과 물’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아세안의 물 축제 현장을 펼쳐 보인다.

전시 기간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과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6~8월 아세안문화원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인 ‘알기 쉬운 아세안-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편’ 의 일환으로 물총 퀴즈와 아세안 그림책 동화 구연이 열린다. 7월 마지막 주에는 전시에 참가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진행하는 미술체험 워크숍이 마련되고, 8월 2~3주 주말에는 ‘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아티스트 워크숍이 예정되어 있다.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 com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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