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태반약침의 만능 효과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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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맑은숲구구팔한의원 원장​ 박기현 맑은숲구구팔한의원 원장​

생명을 잉태하는 데에는 많은 힘이 들기 마련이다. 산모는 아이를 위해 힘도, 영양도, 그리고 마음까지도 태아와 나누며 약 10개월 동안 공생한다. 이러한 공생관계를 이어주는 것이 태반이라고 할 수 있다.

태반의 사전적 의미는 태아와 모체의 자궁벽을 연결시켜 영양을 공급하고 태아의 체온을 조절하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태반은 본디 갖고 태어나기보다 ‘엄마’가 되면서 형성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열 달 동안 많은 역할을 수행했던 태반은 태아가 세상에 나면서 박리된다. 더 이상 태아에게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반은 또 다른 의미로 각광받는다. 바로 태반의 성분을 이용한 태반약침이다.

태반주사하면 우리는 흔히 노화방지용 성형 시술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태반요법, 즉 태반을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여러 방법이 연구되면서 한방에서도 태반추출액을 이용해 약침이나 한약에 활용하고 있다.

긴 시간 동안 생명을 품었던 태반은 달고 짜며 따뜻하고 독이 없다고 알려진다. 그도 그럴 듯 태반은 필수 아미노산 외 수십 종류의 아미노산, 활성 펩타이드, 비타민, 당류, 핵산, 미네랄, 수백 종의 효소와 각종 세포 성장인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한방에서는 만성피로 환자나 간이나 눈이 허약한 경우, 기력이나 정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경우에 태반요법을 활용하는데 안심, 양혈, 보정 해독, 보혈의 작용을 한다는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서 태반은 자하거 또는 부인포의라는 이명으로 불리웠다. “자하거는 사람의 태반으로 전광, 건망, 가슴 두근거림, 정신의 혼돈, 놀람, 공포 등을 치료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보혈 작용을 하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탁월하다”고 신(神)에서 이야기 하였고 이어 본초에서도 혈기가 여위거나 과로로 허손된 경우, 얼굴 기미, 피부가 검어지는 현상, 뱃속의 여러 병으로 점차 여위는 것에 주로 쓰며 남자의 정과 여자의 혈로 구성되어 금석이나 초목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극찬을 했다. 요약컨대 한방에서는 태반을 만성소모성질환이나 간신허약으로 해석되는 노쇠증상에 보혈강장의 목적으로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태반은 생명이 자라고 나는 것에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주었던 것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광범위한 역할을 하고있다. 통상적으로 주 2~3회 총 10~30회 정도의 시술을 받아야 비로소 효과를 체험할 수 있고 질환과 증상에 따라 2~3개월부터 1년 정도에 이르기까지의 시술기간이 소요된다. 약침에 대한 기술력이나 태반 추출에 대한 기술력 역시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으며 태반의 적응증에 관한 연구도 여전히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야 각광을 받았다. 이후 태반은 2017년 인기검색어로 한동안 화두에 올랐다. 전대통령, 운동선수 등 내노라하는 셀럽들이 태반주사를 맞아 여기저기서 회자됐기 때문이다. 물론 태반의 성분이나 성질, 약리작용을 살펴보면 그럴 만하다고 절로 수긍이 가긴 하지만 무작정 맞는다고 내 몸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태반의 약리작용은 노화방지, 정력 강화, 체질개선, 자율신경조절, 간 기능 개선, 면역력 증강, 피로회복, 활성산소제거, 항염증 상처회복촉진, 내분비 조정, 항 알레르기 작용. 혈액순환 촉진 등 매우 광범위하다. 아울러 태반만을 원료로 하여 120도 이상으로 가열한 추출액만을 사용하게 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도 안전해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맞아도 큰 거부감이 들지 않는 순수 자연요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약을 쓰건 적절성의 원칙이 존재한다. 다재다능한 효능을 지녔더라도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증상을 개선하기란 어렵다. 또한 사람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정량이 있으며 사람에 따라 유효한 혈 자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태반약침을 활용하고자 하는 때에도 상태에 대하여, 체질에 대하여 이를 명확하게 판단하여 주입해줄 숙련의의 진단이 필요 하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여야 한다.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 도움말=박기현 맑은숲구구팔한의원 원장​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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