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카카오엔터 등장에 콘텐츠업계 ‘바짝’ 긴장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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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카카오M 합병 올 3월 출범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가능 미디어 지각변동
대형 기획사 동맹 맺은 네이버와 정면승부


카카오M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 카카오 제공 카카오M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 카카오 제공

올 3월 대규모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출범한다. 카카오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한국판 마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웹툰·웹소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M을 하나로 합쳐 콘텐츠 역량을 모았다. 연 매출 1조 원 규모의 ‘콘텐츠 공룡’을 만든 이번 합병으로 국내 미디어 환경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자체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를 선보이며 함께 론칭한 오리지널 콘텐츠들. 카카오M 제공 카카오가 지난해 자체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를 선보이며 함께 론칭한 오리지널 콘텐츠들. 카카오M 제공
카카오 오리지널 콘텐츠인 ‘며느라기’ 한 장면. 카카오TV 캡처 카카오 오리지널 콘텐츠인 ‘며느라기’ 한 장면. 카카오TV 캡처

■‘초대형 콘텐츠 생태계’ 탄생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의 콘텐츠 역량을 한곳에 모은 초대형 미디어 생태계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소설 등 8500여 개의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국내 최대 IP사다. ‘이태원클라쓰’와 ‘경이로운 소문’ 등 카카오페이지의 IP를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카카오M은 배우 매니지먼트 7개사와 음악 레이블 4개사, 다수의 드라마 영화·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드라마 ‘미생’ ‘시그널’로 유명한 김원석 PD, ‘낭만닥터 김사부’의 강은경 작가 등 스타 감독·작가 80여 명도 이곳에 소속돼 수준 높은 영상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부터는 자사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TV를 통해 맞춤형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양사가 합병되면 수천 개 자사 IP를 활용한 콘텐츠를 전문 창작진·스타들이 제작한 뒤 카카오TV로 유통하는 게 가능해진다. 양사의 매출 합계는 2019년 기준 약 7000억 원, 2020년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카카오 페이지의 IP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한 장면. OCN 제공 카카오 페이지의 IP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한 장면. OCN 제공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경이로운 소문’(왼쪽)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OCN 드라마. 카카오페이지·OCN 제공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경이로운 소문’(왼쪽)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OCN 드라마. 카카오페이지·OCN 제공

■‘혈맹’ 구축한 네이버와 정면승부

이번 합병으로 카카오는 일찌감치 국내 대형 콘텐츠 기업·연예 기획사와 손 잡은 네이버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네이버는 자사 웹툰 IP를 활용한 영화·드라마 제작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최대 종합 콘텐츠 기업인 CJ ENM,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주식 맞교환으로 ‘혈맹 관계’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스위트홈’이다. 이 드라마는 네이버웹툰 원작 ‘스위트홈’의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웹툰의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N’과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으로 제작해 넷플릭스에 편성됐다.

네이버는 SM·JYP·YG·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와 ‘디지털 K콘텐츠 동맹’도 맺고 있다. 네이버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브이 라이브’가 주요 통로다. 또 최근엔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지분을 100% 인수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네이버가 자사 웹툰IP에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 스튜디오 드래곤과 만든 ‘스위트홈’. 넷플릭스 제공 네이버가 자사 웹툰IP에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 스튜디오 드래곤과 만든 ‘스위트홈’.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 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 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콘텐츠 업계 ‘바짝’ 긴장

카카오도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최근 일본 대형 콘텐츠 기업 '카도카와'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카카오는 일본 현지 콘텐츠 수급과 IP 활용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하면 카도카와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새로운 ‘콘텐츠 공룡’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카카오의 새 법인은 원작 스토리부터 이를 재가공할 연출 인력과 흥행성을 가진 스타를 모두 갖게 된다”며 “훌륭한 자체 IP와 제작 환경을 한곳에 갖춘 미국의 마블 스튜디오를 연상케 한다. 곧 ‘한국판 마블’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상파 예능 PD도 “카카오M은 평소 소속 연예기획사나 제작사, 연출진에게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곳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며 “각사가 자유 경쟁을 통해 쌓은 경쟁력을 필요할 때 한곳에 모으면 시너지가 대단할 것으로 본다. 방송사 내부에서도 이번 합병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올 3월 카카오M과 합병해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올 3월 카카오M과 합병해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제공

올 3월 카카오페이지와 합병해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는 카카오M. 카카오M 제공 올 3월 카카오페이지와 합병해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는 카카오M. 카카오M 제공

김종우·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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