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민주 김부민-신상해 2파전, 국힘은 조병길 사실상 확정
부산 사상구와 사하구는 지난 3·9 대선에서 거의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각각 56.0%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사상에서 40.1%, 사하에서 40.2%를 받았다. 낙동강벨트의 인접 지역으로 대선 표심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방선거 전개 양상은 사뭇 다르다. 사하구에선 민주당이 일찌감치 현 구청장 단일후보를 내세웠고,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치열하게 공천경쟁을 하고 있다. 반면 구청장이 공석인 사상구에선 국민의힘이 조병길 사상구의회 의장의 공천을 사실상 확정한 반면, 민주당에선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과 김부민 전 시의원의 2파전으로 전개된다.
문재인·장제원 ‘금배지’ 전국적 관심
김부민, 40대 패기로 새바람 기세
신상해, 정치인생 숙원에 도전 의지
조병길 “행정전문가로 역량 발휘”
사상구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이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로, 신구 권력의 대결로도 특히 관심을 모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김대근 전 구청장이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 당시 토론회 고의 불참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의 당선무효형 확정 판결로 구청장직을 잃었다.
민주당 구청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정가에선 신상해 의장이 쉽게 공천권을 따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역에선 충성도 높은 당심을 등에 업은 김부민 전 시의원이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주 민주당은 14곳 기초단체장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상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당 공관위 내부에서 사상구청장 후보 단수추천과 경선을 두고 격론이 벌어져 이번 주 중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의원은 지난달 시의원직을 내려놓고 일찌감치 선거 준비에 나섰다. 전 부산노사모 사무국장과 사상구의원 등을 역임한 김 전 시의원은 민주당의 정통 후보임을 강조하며 신 의장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그는 “사상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사상 토박이로 8년 간의 의정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며 “40대의 패기로 사상구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정치인생의 숙원인 사상구청장에 마지막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힘 계열 출신인 신 의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력을 바탕으로 시의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에게 잇따라 밀린 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2018년 시의원 재선에 성공하고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신 의장은 “철저히 준비된 리더십으로 사상 대개조를 이뤄 내겠다”며 “사상구와 구민을 위해 남을 열정을 바치고자 한다”고 출마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조병길 구의회 의장이 단독으로 공천신청을 했다. 송숙희 전 청장의 불출마로 주목받는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장제원 의원의 의중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장은 사상구청 기획감사실장, 사상구의회 사무국장 등 30여 년간 사상구청에서 근무했고 4년 전 민주당 간판을 달고 구의회에 입성했다.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꿨다. 조 의장은 “정치력을 겸비한 행정 전문가로 사상구를 지방자치의 산실로 만들겠다”며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사상 발전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