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바닥 치고 비상하나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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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에어부산 항공기. 부산일보DB 사진은 에어부산 항공기. 부산일보DB

코로나19의 직격탄 속에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했던 에어부산의 실적이 최근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길었던 위기의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해석마저 나온다.

26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에어부산의 영업손익은 36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경영을 이어갔다. 다만, 적자 속에서도 희망적인 부분은 에어부산의 실적 개선 속도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1분기 적자 속 빠르게 실적 개선

손실 23.2% 줄어 LCC 중 1위

하반기 국제선 수요 회복 긍정적

유상증자 성공 여부 재도약 관건


지난해의 경우 에어부산은 1분기에만 47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올해 1분기에는 같은 기간 손실 규모를 109억 원이나 줄였다. 손익증감률로 따져 23.2%나 실적이 나아진 셈이다. 이는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13.4%), 제주항공(9.4%)의 손익증감률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성적이다. LCC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경영 상황도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는 진에어(22.8%)보다도 앞선다.

2분기 실적은 더욱 호전되고 있다. 올 4월 한 달간의 영업손실이 100억 원 초반에 머물렀고, 5월에는 50억 원대로까지 줄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것이 에어부산 측의 전망이다.

외부적 환경도 긍정적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도 줄고 각종 방역 정책이 완화되면서, 하반기부터는 국제선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부산도 이에 발맞춰 국제선 노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4일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화·금) 신규 취항에 이어 내달 13일에는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수·토)도 28개월 만에 운항을 재개한다. 특히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은 내달 12일부터 주 4회(화·수·금·토)로 운항횟수를 공격적으로 늘린다.

남은 과제는 7~8월에 예정된 유상증자의 성공이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부터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최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42.83%)은 일찌감치 유증 참여를 결정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다음으로 주식 비중이 높은 부산 기업들의 참여 여부다.

현재 부산시를 포함해 서원홀딩스, 동일홀딩스, 부산은행 등 부산 상공계가 가진 지분은 16.8%다. 부산시는 “유상증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부산 기업들은 2년 새 3번이나 되풀이되는 유상증자에 다소 부정적인 분위기다.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 계획에 앞서 2020년 12월과 지난해 9월에도 각각 유상증자로 836억 원과 2271억 원을 모은 바 있다.

부산 기업들을 이사회 참여 확대 등을 유상증자 참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경영권 참여 여부는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과 협의할 문제”라면서도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부산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유상증자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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