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4연속 자이언트 스텝… 한은도 2연속 빅스텝 밟나
파월 “금리인상 중단 시기상조”
한-미 금리 격차 1%P로 확대
금통위 24일 인상 단행 확실시
경기 우려, 인상 폭 전망 엇갈려
정부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 1%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특히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며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4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에 대응해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할지, 레고랜드발 금융시장 경색과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에 그칠지의 여부에 대해선 시장 전망이 엇갈렸다.
미 연준은 2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린 3.75~4.00%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6월과 7월, 9월에 이어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2008년 1월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며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연준은 9월 점도표를 통해 내년 미국의 최종금리를 4.6%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공개된 이후 최종금리 수준이 5% 초반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P로 확대됐다. 지난달 12일 한은이 빅스텝에 나서며 격차를 0.25%P로 좁혔지만 한달도 안돼 다시 차이가 벌어졌다.
문제는 미 연준이 다음 달에도 0.50~0.75%P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한은이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0.25%P만 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소 1.25%P에서 최대 1.50%P로 더 벌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환율 급등이나 외국인 투자금 유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계속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이 한국경제에 더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에서 이른바 자금 경색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빅스텝이 단행될 경우 시장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미 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이 국내 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하며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를 개최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