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트라우마 맞나요?… ‘질문 5개’ 진단해 보세요
‘재난경험자’ 트라우마 진단법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피에 공개
‘경험의 악몽·늘 주변 경계’ 등 예시
3개 이상 경험 땐 ‘심한 수준’ 평가
부산, ‘마음안심버스’ 시청 옆 운영
“심리 불안 1차적 자가검진 필요”
핼러윈 이태원 참사 이후 직간접적으로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자신이 심리적 어려움을 느낀다면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제공하는 자가진단을 통해 현재 처한 상황을 확인하고, 마음안심버스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3일 국립정신건강센터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재난경험자’는 재난으로 인해 직접적인 충격이나 손상을 받은 재난 피해자, 재난 피해자의 친구·가족·동료, 경찰과 소방 등 재난 지원인력, 재난이 발생한 지역 주민, 대중매체를 통해 간접적인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을 의미한다.
또 재난을 겪은 이들은 믿을 수 없음과 충격,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 지남력 장애(혼미함)와 무관심·감정적 마비, 신경질적인 반응·분노, 슬픔과 우울함, 무기력감, 극심한 배고픔 혹은 식욕 상실, 의사결정의 어려움, 명확한 이유 없는 울음, 두통 및 위장장애, 수면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가진단을 통해서도 자신이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자가진단에서 제시하는 5가지 질문 중 최근 한 달 동안 자신이 3개 이상을 경험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한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2개를 경험했다면 ‘주의 요망’ 단계, 1개 이하로 경험했다면 ‘정상’이다.
5가지 질문은 ‘그 경험에 관한 악몽을 꾸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데도 그 경험이 떠오른 적이 있다’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그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되었다’ ‘다른 사람, 일상 활동, 또는 주변 상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이 없어지거나, 그것에 대해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 사건이나 그 사건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기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이다.
또 주변에 고통스러운 일을 겪은 친구와 가족이 있다면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의 반응과 대처방안을 존중하는 식으로 사회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성급하게 상대방에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거나 “그만 잊어버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또 상대가 약하거나 고통을 과장한다는 듯이 행동하거나, 일방적인 충고,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한다.
부산에서도 사건 이후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마음안심버스가 지난 2일부터 부산시청과 부산경찰청 사이 통로에서 운영되고 있다.
마음안심버스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위기상담전화(1577-0199)에 연락해 유선상으로 심리 상담을 받거나, 각 구·군에 위치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런 재난이나 사건을 경험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다”며 “사건 관련 뉴스나 소식을 계속 접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분들은 본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각 구·군 정신건강복지센터나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1차적으로 자가검진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