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공통’ 대체로 어려워… 정시 전형서 당락 주요 변수로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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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수능 영역별 난이도 분석

국어, 지난해보다 다소 쉬운 편
수학, 초고난도 문항은 줄어
영어, 올 9월 모평보다 어려워
변별력 위해 ‘중간 난도’는 늘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고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고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수험생들에게 시험지를 배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고난도에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국어는 다소 쉽게, 수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적으로 초고난도 문항은 줄었지만 변별력 확보를 위한 중간 난도 문항은 늘어 최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수능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소 쉬워진 국어

교육계와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의 경우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이나 올 6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고, 평이했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올 9월 모평은 140점이었다. 통상적으로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전체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의 수준도 지난해보다 쉬운 것으로 평가돼, 최상위권에선 국어 변별력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공통과목(독서·문학) 중 독서 영역에서는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소재로 한 과학 지문,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을 소재로 한 사회 지문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다는 평가다. 특히 그래프까지 해석해야 해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17번의 경우, EBS의 관련 지문을 알고 있는 이과생들에게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전문업체 진학사는 문학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돼 독서 영역에서 등급이 판가름 날 것으로 분석했다.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또한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화법과 작문’의 경우 제시문을 바탕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지도 초안을 만드는 등의 문항이 있어 시간 배분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전히 어려운 수학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유사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초고난도 문항이 줄어든 대신 중간 난도 문항이 늘어,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하락하겠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은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항 영역은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보다 공통과목(수Ⅰ, 수Ⅱ)이 대체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통과목 중 극한 개념을 활용한 14번, 각각의 경우를 나눠 수열의 항을 구하는 15번, 함수 최소값을 이용해 3차 함수의 함수값을 구하는 22번 문제가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 ‘기하’에선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등장했지만 ‘미적분’은 신유형이라 할 만한 문제가 없었다. ‘확률과 통계’에선 신유형인 29번과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의 개수를 구하는 30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여겨진다. ‘기하’는 벡터의 내적을 이용해 특정 점의 위치를 찾는 29번, 수학적 추론으로 그림에 나온 좌표를 찾는 30번에서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적분’은 28번·29번·30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지만 예전에 비해 난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어려운 수학 난이도 때문에 지난해처럼 올 정시전형에서도 수학 점수가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로학원 분석팀은 선택과목 간 점수차가 여전하고 ‘미적분’ 표준점수가 가장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어도 비슷하게 어려워

절대 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도 어려웠던 지난해와 난도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수능 때 영어 1등급 비율은 6.25%로 전년도(12.66%)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 만큼 어려웠다. 올 6월 모평에서는 1등급 비율이 5.74%로 역시 어려웠고, 9월 모평에선 16.0%로 급등하며 난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 수능 영어 영역은 신유형이라 할 만한 문제는 없었고, 어휘도 어려운 편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9월 모평 때보다 문단·문장이 길어져 이를 기준으로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은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을 추론하는 34번, 글의 순서를 묻는 37번은 정확한 이해와 추론 능력을 요구해 까다롭게 느낄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장 삽입 유형인 39번도 생소한 개념의 소재를 다루고 있어 어려운 문항으로 꼽힌다. 영어 듣기의 경우 1~2번부터 대화 내용이 길어져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웠을 수 있다.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 이성준 대입지원관은 “사회적 비판 여론 때문에 초고난도 문항은 줄었지만, 변별이 목적인 수능 시험의 특성상 어렵게 느껴지는 문항들은 여전히 있어 보인다”며 “특히 올해 고3은 1학년 때부터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던 학생들이어서 체감 난도가 더욱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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