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턱밑까지 온 검찰 수사, 정진상 구속 여부가 분수령
특가법상 뇌물 혐의 사전 영장
구속 땐 이 대표 타격 불가피
민주 내부 불만 목소리 커져
국힘 “진실 몸통 감출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최측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의 구속 여부가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 실장마저 구속될 경우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실장 구속 여부는 18일 밤늦게 결정된다.
이 대표의 소위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당 일부에선 ‘우회적이지만’ 불만이 터져 나오는 터라 더욱 그렇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7일 한 방송에 나와 “당 대변인이 일개 당직자의 ‘개인 비리’에 대해 과민하게 대응하는 데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16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 실장은 어제 14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단 하나의 거짓도 없이 진실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며 정 실장을 적극적으로 감싼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이상민, 조응천 의원도 비슷한 비판을 했었다.
이들은 정 실장 개인 비리를 중앙당 차원에서 나서 엄호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수준이지만, 향후 수사 과정에서 이 대표와의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를 염두에 둔 행보로 비친다. 정 실장 등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이 대표의 과거 지자체장 시절 사안이라는 점을 부각, 당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사실상 ‘손절’을 예고하는 셈이다.
일단 정 실장이 혐의를 부인하면서 당 주류에서도 향후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여전한 것으로 비친다. 정 실장은 사전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진실 하나만 믿고 있다”며 “추가 조사가 있더라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거기다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이 민주당 내부에서 강하게 작동하면서 당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 기류가 계속 흐르는 것으로 비친다. 누가 수사선상에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반 검찰 공화국’ 깃발 아래 야당이 더 강하게 뭉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찰이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한동훈 검찰이 저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는데 이는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뤄진 정치 보복, 기획 수사, 공작 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 의원은 “저는 이권 청탁받고 뭘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흔들기에 힘을 쏟았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사필귀정”이라며 “민주당 전체의 방탄도 진실의 몸통을 감출 수 없다. 이제 이재명 대표가 진실에 대해 직접 답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대장동 수사는 이제 정진상이라는 사람까지 압수수색은 물론이고 구속영장 청구까지 돼 있지 않나”라며 “칼끝이 이제 정말 이 대표의 목까지 온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