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일 일어나는 게 축구”… 우승 후보 프랑스·아르헨 ‘희비’
지루 멀티 골·음바페 1골 1도움
‘아트 사커’ 프랑스, 호주 4-1 제압
‘축구의 신’ 메시 이끄는 아르헨
사우디 수비에 막혀 1-2 패배
우승후보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호주를 4-1로 완파했다. 반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2 역전패를 당하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프랑스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호주에 4-1로 역전승했다.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AC밀란)가 2골,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1골 1도움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멀티 골을 넣은 지루는 티에리 앙리와 함께 프랑스 A매치 최다 골(51골) 타이를 이루게 됐다.
2018년 러시아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는 월드컵 2연패를 향해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지금까지 월드컵 2연패를 이룬 나라는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 2개국뿐이다.
이날 프랑스는 전반 9분 만에 호주의 그레이그 굿윈(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 선제 골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전반 27분 아드리앵 라비오(유벤투스FC)의 헤더 골로 동점을 이뤘고,5분 뒤 라비오의 크로스에 이은 지루의 논스톱 슈팅으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23분엔 음바페의 헤더로 추가 골을 뽑았고, 3분 뒤엔 음바페의 크로스를 지루가 머리로 받아 넣어 쐐기 골을 터트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프랑스는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캉테(첼시FC)에 이어 올해 발롱도르를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잇따라 낙마하며 위기에 빠진 듯했으나, ‘호화 군단’의 위력은 변함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도 ‘아트 사커’ 앞에선 무색했다.
앞서 22일 카타르 알 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선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만에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페널티킥 선제 골을 넣으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대반전이 펼쳐졌다.
후반 3분 사우디의 살레흐 알 세흐리가(알 할랄SFC)이 번개 같이 동점 골을 터트리더니, 후반 8분엔 나세르 알 다우사리(알 할랄)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역전 골을 뽑아냈다.
아르헨티나는 만회 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수비 조직력을 끝내 뚫지 못했다. 사우디의 일자 수비라인에 오프사이드만 10개를 범했다. 전반 22분 메시, 전반 27분, 34분에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의 연속 골이 모두 오프사이드로 무산된 게 뼈아팠다.
이날 패배로 아르헨티나는 2019년 7월 브라질과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0-2 패) 이후 이어진 A매치 연속 무패 행진을 36경기에서 멈추게 됐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한 국가는 사우디가 처음이다. 사우디는 아르헨티나에 멀티 골을 넣은 첫 아시아 국가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 후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 대표팀 감독은 “사우디 축구에 영원히 남을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 하늘의 모든 별이 우리를 위해 늘어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때로는 완전히 미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게 축구”라며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