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약한 부산 의원들 국회 발언 횟수도 낙제점
올해 키워드 데이터 분석 결과
‘공격수’ 장제원마저 300회 수준
일부 초선은 200회에도 못 미쳐
이슈는 ‘엑스포’ ‘부산’ 등 많아
중앙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온 부산 국회의원들이 본업인 국회 활동도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한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대다수 부산 의원들의 국회 발언 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정쟁을 이어가며 극한 대립만 이어온 국회 현실에서 전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초선들의 국회 내 활약은 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국회 입성 3년째 접어들어도 ‘소심한 정치인’ 면모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산일보〉가 국회회의록 빅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해 부산 의원들의 올해 국회 발언 수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부산 의원들의 올해 발언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20~50%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가 열흘쯤 남았다고는 해도 큰 폭의 감소다.
국회회의록 빅데이터 서비스는 16대에서 21대 국회까지 약 2만 건의 국회회의록 원문을 의원별 발언 단위로 분석해 발언자별 발언 수와 발언 ‘키워드’를 제공한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 많은 발언을 하거나 상대방과 ‘공방전’을 벌이면 발언 수가 증가한다.
여야에서 ‘공격수’ 역할을 한 의원들은 전년에 비해 발언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상대 진영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인물이 국민의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인데 장 의원의 발언 주제는 여전히 야당이었다. 올해 장 의원의 톱 키워드는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그의 발언량은 드라마틱하게 줄었다. 국회 입성 첫해인 2018년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서며 발언 수가 8255회에 달했으나 2019년 3426회로 줄었고 2021년에는 656회였다. 올해는 300회 수준으로 줄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부상, 발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이 커졌다는 점 등이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내 스피커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전재수(북강서갑) 의원 역시 올해 국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청와대’였다. 전 의원은 청와대 이전에 대한 대여 공세에 가세한 민주당 의원 중 한 명이었다. 전 의원의 올해 발언 수는 211회로 지난해(387회)를 밑돌았다.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부산 초선들은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황보승희(중영도)·안병길(서동)·김희곤(동래)·백종헌(금정)·이주환(연제)·전봉민(수영) 의원 등은 국회 진입 이후 한 해 발언 수가 1000회에 미치지 못했다. 황보승희·김희곤·박수영·백종헌 의원의 올해 발언 수는 200회를 밑돌았다. 부산 초선들이 국회에서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세간의 평가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초선들의 미미한 활약은 중진 의원들의 초선 시절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부산 중진 대부분은 초선 시절 한 해 발언 수가 1000회를 넘겼다.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의 경우 초선 시절 첫해를 제외하고 매해 1000회 넘게 발언했다.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은 초선 시절 매년 2000~3000회 발언했다. 다만 국회의원들의 발언량 감소는 여야 대치 상황으로 국회 파행 장기화 등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또 여야 공세 선봉에 섰던 의원들이 중진이나 상임위원장이 되면서 발언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부산 의원들의 국회 발언을 주제별로 살펴보면 주요 ‘키워드’는 ‘엑스포’ ‘부산’ ‘유치’ ‘청와대’ ‘문재인정부’ ‘민주당’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의 ‘공격 포인트’가 주요 키워드로 부상한 가운데 엑스포의 경우 국회 엑스포특위 소속 의원들이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