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단 방문 때 시민 홍보 띠 매고 간절함 보여주자”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1. 강의구 부산영사단장
사우디 리야드 절대 만만치 않아
공항 건설 등 적극적 투자 돋보여
시청 직원 현지 보내 맞춤 대응을
유치 3대 조건, 접근성·주제·열기
셔틀보트 통해 북항까지 신속 수송
도시 곳곳 현수막 달아 열망 표출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의 3대 조건은 전시장 접근성, 주제, 시민의 열기입니다. 다음 달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방문 때 부산의 간절함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강의구 부산영사단장은 29일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심’이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단장은 국내 해운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특히 ‘편의치적 선박제도(선주가 소유 선박을 자국이 아닌 제3국에 등록하는 제도)’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파나마·온두라스·캄보디아 명예영사를 지내고 현재 부산영사단장과 포르투갈 명예영사를 맡을 정도로 국제 외교에 능통하다.
강 단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2030년은 사우디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다.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을 가동해 2017년 공식 유치 선언 이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면서 “히잡 해제 움직임 등 여성 인권 문제 향상은 물론 초대형 도시인 ‘네옴시티’와 활주로 6개를 갖춘 ‘리야드 신공항’ 건설 등 전폭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미스터 에브리싱’이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최근 실사단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매우 만족했다고 하는 만큼 부산보다 유치 경쟁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강 단장은 부산이 경쟁국에 비해 엑스포 유치 준비가 늦어 다소 아쉽다고 했다. 그는 “2014년 서병수 당시 부산시장 후보가 선거 공약으로 처음으로 월드엑스포 유치를 거론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19년 5월에야 산자부 사업으로 승인 났다”면서 “이후 오거돈 전 시장이 불명예스럽게 사퇴했다. 박형준 시장 당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경쟁국보다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후발주자인 만큼 실사단 방문에 맞춰 부산의 간절함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쉽게 유치 열망을 보여 주는 방법은 도시 곳곳에 현수막을 내거는 일이라고 했다. 강 단장은 “실사단은 경험이 많아 해당 도시가 얼마나 엑스포 유치에 간절한지 대번에 알 수 있다”면서 “2020년 엑스포를 유치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유치 당시 경찰차와 항공기 등의 모든 교통수단에 홍보 포스터를 덮어씌웠다. 부산의 열망을 보여 주기 위해서는 택시나 대중교통 등은 물론 건물에도 포스터나 현수막을 걸고, 실사단 방문 기간에는 며칠만이라도 시민이 홍보 띠라도 매고 돌아다니면서 절박함을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면서 사우디 현지에 부산시청 직원을 파견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시는 리야드에 상주하는 직원의 일일 보고에 따라 맞춤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엑스포 유치를 위한 주요 조건 중 하나인 전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관람객을 가덕신공항에서 북항까지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는 대표적 수송수단으로 셔틀보트를 꼽았다. 강 단장은 “전남 여수시 인정엑스포는 숙박시설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보트로 경남 남해군 리조트까지 이용하는 등 슬기롭게 대처했다”면서 “가덕신공항에서 보트를 타고 20분 정도면 충분히 북항까지 도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영사단은 1991년 이후 권병현 전 주중대사 주도로 미·일 본무영사와 8개국 명예영사가 매달 모여 교류한 것이 모임의 시작이었다.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6개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본무영사(전임영사)와 39개국 40명의 명예영사로 구성돼 있다. 명예영사는 민간인 신분으로 양국 간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준외교관으로 본무영사에 준하는 권한과 특권을 갖고 있다. 부산영사단 창립멤버이기도 한 강 단장은 영사단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명예영사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외교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우디 건국 100주년의 동기를 넘어서는 부산만의 간절함으로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의 대변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