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업그레이드시킬 최고의 설비투자는 바로 엑스포”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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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4. 허용도 태웅 회장

태웅 풍력시장 1위 지키는 비결
초기부터 지속된 설비투자 때문
부산도 엑스포 통해 힘찬 점프 가능
정치 논란으로 늦어진 가덕신공항
실사단에 직접 못 보여 줘 아쉬움
홈그라운드서 열릴 부산엑스포서
바이어 맞고 싶은 게 기업인 소망

태웅을 세계적인 풍력 부품 전문업체로 키워 낸 허용도 태웅 회장은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 발전을 위한 하나의 거대한 설비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현 기자 jhyun@ 태웅을 세계적인 풍력 부품 전문업체로 키워 낸 허용도 태웅 회장은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 발전을 위한 하나의 거대한 설비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현 기자 jhyun@

“기업도, 도시도 발전하려면 설비투자가 필수죠!”

부산상공회의소 23대 회장을 역임한 허용도 회장은 전 세계 풍력 시장을 주름잡는 향토기업 태웅의 수장이다.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구성하는 자유형 단조업계 시장 점유율 1위는 줄곧 태웅 차지다.


허 회장은 “43년 전 창업했을 때 사무실에는 직원이 2명 있었는데 한 명이 경리였고 한 명이 나였다”면서 웃었다. 태웅이 무섭게 몸집을 불려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이 된 비결로 그는 설비투자를 꼽는다. 사업 초창기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된 설비투자가 오늘의 태웅을 키웠다는 이야기다.

허 회장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역시 부산을 위한 ‘설비투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부산이 발전하는 데 있어 앞으로 이만한 기회를 잡기 어렵다”며 “월드엑스포 유치 계획과 함께 도시를 발전시킬 계획도 같이 내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상의 회장 시절부터 부산의 ‘설비투자’를 고민해 왔다. 2020년 부산과 경남, 울산이 분열해 있던 신공항 논의에서 양 시도 상의회장을 설득해 신공항 입지로는 가덕도가 최선임을 천명하는 역사적인 기자회견을 연 장본인이 바로 허 회장이다.

허 회장은 가덕신공항 입지부터 시작해서 공법까지 건건이 논란으로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했다. 부산시와 정부 주도로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더 일찍 가덕신공항이 개항됐다면 실사단에게 접근성에 대한 신뢰를 더 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제강공장만 해도 바이어가 와서 직접 눈으로 볼 때와 말로 제의할 때 영업의 결과 자체가 다르다”며 “당장 비행기로 곧장 갈 수 있는 도시가 많은데 수도에 가서 기차를 타고 개최 예정지를 보러 와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허 회장이 가덕신공항에 거는 기대는 단순한 장거리 여객 노선이 아니다. 그는 관문공항의 위상을 갖춘 가덕신공항은 인천공항이 독점한 항공 물류를 끌어와야 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당장 반도체만 해도 항공 물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도권 입지를 고집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98% 이상을 인천이 독식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항공 물류의 중요성과 수익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부산 시민도 여실히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항공 물류를 장악해야 부산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할 유리한 입지를 갖추게 된다고 믿는다. 당장 산업을 유치할 입지만 갖춘다면 환경부터 시작해 인건비와 정주 여건까지 모든 것에서 부산이 수도권을 앞선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허 회장은 “‘노인과 바다’라면서 부산의 고령화를 걱정하기에 앞서 신공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며 “그래야 대학이 살아남고 학생과 인력의 질이 올라가고 고령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분석했다.

허 회장은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를 유치하면 태웅 부스를 차려놓고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자랑하겠다고 했다. 태웅은 연간 생산량 35만t으로 자유형 단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허 회장은 “홈그라운드에서 6개월 동안 세계를 상대로 신명나게 자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월드엑스포”라며 “이 자부심으로 부산월드엑스포에서 세계 바이어를 맞이하고 싶은 게 부산 기업인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허 회장은 2025년 월드엑스포를 일본 오사카가 유치한 만큼 부산시는 그로 인한 위험 부담을 끝까지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시아 대륙이 연속으로 월드엑스포를 유치한 전례가 없는 만큼 국제박람회기구와 신뢰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봤다.

허 회장은 “꽃 그림과 말로만 그들을 설득하려 할 게 아니라 5~6년이 흘러도 부산이 설명한 모든 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기업이든, 엑스포든 사람 간의 신뢰가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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