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설화·홍준표 해촉 논란… 흉흉한 ‘김기현호’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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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최고위, 홍 시장에 ‘자제 당부’ 경고
일각선 ‘홍 밀어내기 과한 결정’ 지적도
김 대표, 당직 추가 인선 체제 정비 돌입
지지율 계속 하락, 민주와 격차 벌어져

17일 오후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에서 열린 광주·대구 공항특별법 통시 통과 기념행사시작에 앞서 강기정 시장과 홍준표 시장이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광주대구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에서 열린 광주·대구 공항특별법 통시 통과 기념행사시작에 앞서 강기정 시장과 홍준표 시장이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 구성 이후 잇따른 당내 설화로 지지율 추락에 직면하고, 홍준표 대구시장 상임고문 해촉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김기현 호’의 방향성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이른바 ‘쩐당대회’ 의혹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보다 떨어지면서 당내 분위기도 흉흉하다.

17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이후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은) 당의 원로이시고 당대표 두 번이나 역임하신 분이니 국민에게 정확히 실상을 말씀해주실 필요가 있다. 자제를 당부한다”며 다시 한 번 경고장을 던졌다.

당 지도부가 지난 13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지만 홍 시장이 김 대표를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는 데 따른 추가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홍 시장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풀리지 않고 있다. 실제 당 지도부가 홍 시장의 상임고문직 해촉 결정은 홍 시장의 발언들이 ‘선을 넘었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촉 이후 논란은 더 거세진 상황이다.

당 내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거리 두기’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당대표에게는 (당원) 징계 권한이 없다. 김기현 대표는 당대표로서의 권한 범위 내에서 할 건 다 했다”고 김 대표를 옹호했다.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에 한 달간 근신하도록 하고, 공식적으로 징계 권한을 가진 윤리위원회를 꾸린 것 등을 설명한 것이다. 조해진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시장을 향해 “크고 작은 일에 너무 많은 정치적 발언을 쏟아낸다. 시시콜콜한 것까지도”라며 “좀 도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홍 시장 밀어내기가 과한 결정이라는 당내 지적 역시 만만치 않다. 하태경 의원은 “(해촉은) 합리적인 리더십이라기보다는 좀 감정적으로 보인다”며 “전광훈을 잘라야지, 홍준표를 자른 것은 완전히 오발탄”이라고 강조했다. 당권주자였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내면 당 지지율이 어떻게 살아남느냐”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당직 추가 인선에 들어가는 등 당 체제를 정비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당 윤리위원장을 맡은 황정근 변호사, 당무감사위원장을 맡은 신의진 전 의원을 비롯해 최춘식 중앙연수원장, 손인춘 여성위원장, 정동만 대외협력위원장 등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대표는 ‘현장 중심 활동’을 주문하면서 “현장으로 열심히 발품을 팔아 달라”며 “모든 이슈는 적절한 때가 있고, 적절한 방법이 있는데 때와 방법을 놓치지 않도록 국민이 갈증이 있고 결핍을 느낄 때 그 사안을 살피고 대책을 숙고해 제안할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의 여러 조치에도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무선 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33.9%, 민주당은 48.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3.1%P 하락했고 민주당은 2.9%P 상승했다. 양당간 지지도 격차는 전주 8.9%P에서 14.9%P로 크게 벌어지며, 5주째 오차범위 밖 격차를 보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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