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직원·사회복무요원… 일상으로 퍼지는 마약 범죄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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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억제제 단순투약” 알고보니 필로폰
‘던지기’ 수법으로 가스계량기에 숨기기도
올 초 부산 마약사범 전년보다 49% 증가

필로폰 968g 등 검찰이 압수한 마약류의 모습. 이들 일당은 속옷에 마약을 숨겨 김해공항을 통해 밀반입을 시도했다. 부산지검 제공 필로폰 968g 등 검찰이 압수한 마약류의 모습. 이들 일당은 속옷에 마약을 숨겨 김해공항을 통해 밀반입을 시도했다. 부산지검 제공

코레일 직원, 사회복무요원 등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이들이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올 초 부산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해 단속과 처벌 강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검사 박성민)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혐의 등으로 밀수사범 등 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필로폰 2kg, 엑스터시 239정, 케타민 108g 등 시가 6억 7300만 원(7만여 명 동시 투약분) 상당의 마약류는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A(31) 씨 등 2명은 총책의 지시로 지난달 25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필로폰 968g 등을 들여오다 붙잡혔다. 이들은 자신의 팬티 속에 필로폰과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숨겨 들여오다가 발각됐다.

코레일 직원인 B(49) 씨는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를 투약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B 씨가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구속 기소했다.

사회복무요원인 C(23) 씨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케타민 등 마약류를 속칭 ‘던지기’ 방식으로 가스계량기에 숨겨 유통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또 다른 20대 남성은 미국에서 필로폰 393g을 카메라 가방에 숨겨 해외 우편으로 밀반입하려다가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해외여행객과 해외직구가 급증하면서 마약 밀수 역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2월 적발된 부산지역 마약사범은 1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9%나 늘었다. 지난해 부산지역 마약사범은 1159명으로 2021년 880명 대비 31.7% 증가했다.

마약 밀수는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률이 높아 밀수사범들이 쉽게 줄지 않는 추세다. 검찰의 자체 분석 결과 일부 피의자들은 마약류를 해외에서 1000만 원에 구매해 국내에서 6000만 원에 팔기로 약속하는 등 600%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외국인들의 마약 밀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김해공항 최대 규모의 마약이 단속되기도 했다. 당시 태국인 3명은 현지에서 청바지 9벌의 뒷주머니, 손가방 등에 야바 1만 9369정(시가 19억 원 상당)을 숨긴 뒤 자신의 여행용 가방에 넣어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다가 세관의 수하물 확인에서 적발됐다. 이들은 최근 재판에 넘겨져 5~8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검은 “코레일 직원, 사회복무요원 등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일반인들도 마약 유통·투약에 깊숙이 관여돼 있었다”며 “마약수사 역량을 복원·강화해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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