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 선언해야” vs “없으면 안 돼”… 민주 ‘팬덤정치’ 내홍
욕설 문자 제명해도 불씨 여전
비명계 이원욱·이상민 의원
“한 명 징계로 끝날 문제 아냐”
친명계 박지원·김영진 의원
“이재명 대표 퇴진 요구 과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팬덤정치’를 둘러싼 내홍이 깊어졌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에 ‘욕설문자’를 보낸 당원 제명 이후에도 팬덤 갈등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비명계에선 이재명 대표를 향해 ‘팬덤정치와의 절연’을 요구했다. 친명계에선 “팬덤은 없으면 안 된다”며 방어에 나섰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 스스로 강성 팬덤과 절연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이 대표 강성 지지자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이 대표님,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시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그나마 전광훈 목사와 절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뭐하고 있는가라고 했을 때 한 명 징계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지속적인 욕설 문자를 보낸 당원 A씨에 대해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의원은 “강성 팬덤을 옹호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하듯이 징계절차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비명계에선 이 대표의 대표직 사임 요구도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2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를 맡고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재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총선)공천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친명계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팬덤은 항상 정치에 있는 것”이라면 “(팬덤이) 없으면 그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극렬한 지지 세력은 정치권에서 잘 소화해야 할 문제”라면서 “(당이) 전열을 정비해서 대여 투쟁을 하는 것이 원칙이지, 내부에서 총질을 하고 있으면 국민이 지지하겠느냐”고 말했다.
팬덤정치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이 대표에게 집중시켜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다 이 대표가 해결하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사안별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이 대표 퇴진 요구에 대해 “감기가 걸렸는데 암 수술을 하게 되면 사람이 죽지 않느냐”면서 “과한 주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불거진 지방의원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 선출직 공직자와 당직자를 대상으로 윤리 교육을 한다고 24일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은 국회의원과 중앙당 당직자, 시·도당에서는 지방의원과 단체장, 사무처 당직자를 대상으로 6월에 윤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상병헌 세종시의회의장이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데 이어 당 소속이던 부천시의원도 성추행 논란을 일으켰다. 박 대변인은 “부천시의원 성 비위 관련해 ‘당에서는 성 비위를 엄벌하겠다’고 (이재명) 대표가 지시했다”며 “성 비위자는 영구 복당 불허가 원칙이고, 거기에 기준해 앞으로 징계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