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법적 발판 마련됐다… ‘컨트롤타워’ 7월 출범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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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균형발전 특별법’ 국회 통과

5년 단위 종합계획 통해 맞춤 정책 수립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서 총괄 추진
교육자유특구 설치·운영 조항은 빠져
추후 별도 입법해 반영키로 여야 합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법안도 가결
전력 생산지역에 기업 이전 효과 기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5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5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가 발의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어 ‘지방시대’ 구현을 위한 든든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날 오전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통과된 이후 곧바로 본회의 통과로 이어졌다. 이로써 윤 대통령이 천명해 온 국가·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가 드디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지역 주도의 지역 균형발전 추진을 위해 지방분권법과 균형발전법을 통합한 지역균형 특별법을 발의했다.

해당 특별법에 따르면 정부는 5년 단위의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설치해 관련 국정과제를 총괄하고 조정·점검·지원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해야 한다. 법안에는 균형발전·지방분권 시책은 물론 통합 추진체인 지방시대위원회 설치,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의 지정·운영 근거 등이 포함돼 있다.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국가 균형발전의 계획과 과제를 모아 연계·통합한 법안인 셈이다.

특별법 통과로 윤 정부의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끌 핵심 기구인 지방시대위원회는 오는 7월 출범할 전망이다. 정부는 특별법 통과로 지방분권, 균형발전 관련 계획과 공약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통합적인 추진 체계가 마련돼 지역 위주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다양한 형태의 학교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교육자유특구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야당 반대로 삭제됐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야당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야당은 특목고 등 ‘귀족학교’가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법사위는 여야 합의로 교육자유특구를 특별법에서 삭제하고 추후 별도 입법과 심의를 통해 해당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지역 분권을 통한 지역 주도의 균형발전, 지역 간 불균형 해소 등이 시급한 만큼 쟁점 조항을 빼고 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붙인 셈이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교육자유특구와 기회발전특구, 즉 교육과 산업 모두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가야만 진정한 지방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며 “(특별법에서)사실상 한 축이 빠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만큼 교육자유특구 등 내용은 조속한 시일 내에 논의해 법에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에 따라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핵심 내용으로 담은 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원자력발전소 등 각종 발전소가 위치한 부산 등 각 지역은 전력을 집중 생산하지만 그동안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했다. 반면 전력을 집중 소비하는 수도권은 아무런 부담도 지지 않은 채 똑같은 전기요금을 부과받아 사실상 혜택을 입었다. 이 법안은 차등요금제 시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불균형을 바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차원의 새로운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 법안은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갑)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서울 노원병)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법안 중 핵심 내용인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면 원전 지역 등 전력 집중 발전지 인근의 전기 요금이 집중 소비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아지거나,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돼 기업의 지역 이전 효과도 기대된다. 법안에는 중소형 원자력(SMR) 사업, 수요관리(DR) 사업, 통합발전소(VPP) 사업, 저장전기(ESS)판매사업 등 신에너지 사업을 정의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로 인해 현재 기술을 개발 중이거나 상용화 단계에 있는 신에너지의 상용화와 미래 에너지 시스템 구조 변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등요금제 시행까지는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에 구체적인 지역별 차등요금 산정 방안, 분산에너지 설치 의무화 대상 지역,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세부요건,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세부 내용 정비가 이뤄진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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