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 문항’ 없애고 교사가 문제 사전 점검
교육부, 사교육 경감 대책 발표
현장 교사 중심 공정 평가위 구성
출제 내용 평가, 개선안 마련키로
올해 수능부터 고난도 문제를 의미하는 이른바 ‘킬러 문항’이 사라진다. 고교 교사가 수능 문제가 공정하게 출제되는지를 직접 점검하고, 교육부가 대학 논술, 면접 등에서의 교육 과정 내 출제를 직접 감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6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사교육 경감 대책의 방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지시를 계기로 대학 입시 제도 손질에 찍혔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2021~23학년도 수능 문제와 이달 실시한 모의고사를 분석해 ‘킬러 문항’ 예시 26개를 공개했다. 이 장관은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출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가진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현장교사 중심으로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와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수능 출제 단계에서 문제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평가원 출제자와는 별도로 일선 교육청에서 현장 교사를 추천받아 꾸려진다. 이들은 먼저 시험 전 공교육 과정의 지문과 풀이 방법 등을 활용한 출제전략을 제시한다. 시험 후에는 출제 내용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마련한다.
공교육 내에서 학생의 입시·학습 지원도 확대한다. 현장 교사 중심의 무료 공공 컨설팅을 진행하고, 대입정보 포털에 대학 평균 합격선 등 선발 결과를 공개한다. 대학별 평균 합격선을 공공영역에서 제공해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유료인 EBS 중학프리미엄 강좌는 무료로 전환하고, 수능 연계 교재 기반의 EBS 수준별 강좌도 제작하는 등 공교육 내 EBS 활용도도 높인다.
교육부는 수험생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년에 시행하는 2025학년도 수능부터 ‘개념 중심’ 수능 원칙을 지키겠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올해 수능 문제 유형에 급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험생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교육부 심민철 기획관은 “2025학년도부터 갑자기 수능에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인 내용을 다시 선언한 것”이라며 “올해 수능도 당연히 개념 중심으로 출제된다. 안정성 차원에서 기존 문제 유형과 거의 유사하게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