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사태, 이용관·조종국 동반 퇴진 결말
이 이사장, 전격 사의 배수진에도
조종국 해촉 안건 과반 찬성 가결
남동철 수석, 집행위원장 대행
운영위원장 대행은 강승아
영화계 “영화제 개최 최우선 과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올해 영화제를 100일 앞둔 26일 조종국 신임 운영위원장을 해촉하기로 했다. BIFF 이용관 이사장은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앞두고 전격 사의를 표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이사들과 집행위원들은 영화계 대다수가 촉구한 조 위원장 해촉 안건을 투표 끝에 통과시켰다.
BIFF는 이날 오후 3시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어 조 위원장 해촉 안건을 가결했다. 한 달 넘게 BIFF 안팎에서 퇴진 요구를 받아온 조 위원장 거취는 결국 이사와 집행위원들 손에서 결론이 났다. BIFF 이 이사장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오석근 위원장 최측근인 그는 지난달 9일 ‘공동 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사유화 논란 등을 촉발하며 영화계 반발에 부딪혔다.
임시총회에서 진행된 조 위원장 해촉 투표에는 이사와 집행위원 총 28명이 참여해 16명이 찬성표, 12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반이 찬성해야 안건이 가결되는데 몇 표 차이로 통과된 셈이다. 임시총회에는 올해 이사회에 꾸준히 참석한 이사들 외에도 집행위원인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은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 등 영화인 단체 대표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이사회와 임시총회에 앞서 전격 사의를 표하면서 회의에 불참했다. 사실상 조 위원장 해촉 결정을 앞두고 배수진을 친 셈이었다. 그는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조 위원장 임명과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한 후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이사들과 집행위원들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글을 남긴 채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내부 개혁과 저항, 집행부와 선정위원회 분열과 반복 등의 모든 사태는 저의 무능과 부덕 때문이므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제가 그간의 멍에를 모두 짊어지고 떠날 터이니 더 이상 영화제를 모욕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에 부탁한다'며 '더는 외압에 휘둘리지 않는 의연한 자세로 영화제의 버팀목이 되어 주길 간청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8개 주요 영화인 단체가 BIFF 사태 해결과 혁신을 위해 “조 위원장 해촉을 가결해야 한다”고 밝힐 정도로 영화계 여론은 싸늘한 상태였고, 결국 조 위원장 해촉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조 위원장 해촉 이후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을 대행하고,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운영위원장을 대행한다. 이와 함께 혁신위원회 출범을 논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의 한 인사는 “올해 영화제 정상 개최가 현재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이제는 누구의 편을 들기보다는 영화제 성공 개최에 힘을 모으고, 남 수석 대행으로 잘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BIFF 이사회와 집행위원회는 이 이사장이 올해까지는 영화제를 치를 수 있도록 복귀를 권고하기로 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