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부합’ 결론에도 현지 어민·주변국 반대 목소리 ‘여전’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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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현 어업조합 “계속 저항”
중 “보고서 국제사회 우려 무시”
호주 언론 등 향후 피해 예의 주시
일, 한중 외교장관 개별 회담 때
방류 계획 설명·안전 강조할 듯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으나 일본 자국 어민은 물론 주변국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IAEA 최종 보고서 공개 직후 일본 언론은 오염수 방류 피해를 우려하는 일본 어민과 지역민의 목소리를 전했다. 중국도 ‘일본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를 무시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는 미국의 입장과 IAEA 최종 보고서를 바탕으로 현지 어민과 주변국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5일 후쿠시마민보, NHK, TV아사히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IAEA의 최종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어민과 국민의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 어민들은 2015년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해양 방류도 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약속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어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풍평 대책과 어업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선두에 서서 해양 방류의 전제 조건을 극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후쿠시마와 이와테, 미야기, 이바라키 등 동일본 대지진으로 재해를 입은 태평양 연안의 4개 현에서는 어업과 관광에 대한 풍평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후쿠시마민보는 밝혔다. 후쿠시마민보와 후쿠시마TV가 지난달 실시한 현민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90%가 ‘풍평 피해가 발생한다’고 답했으며 70%가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현 어업 협동조합연합회의 스즈키 데츠지 전무이사는 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해 “상상의 범위 내의 결과였다. 우리는 지금처럼 후쿠시마 바다에서 어업을 계속하면서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의사 표시와 저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쿠시마현 소마에 사는 어민 기쿠치 사카에 씨는 “처리수 방출이 얼마나 일과 생활에 영향을 줄지 불안이 크다. 아무리 노력해도 후쿠시마의 브랜드 가치가 내려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중국 외무성도 지난 4일 IAEA의 발표 직후 “IAEA의 최종 보고서는 모든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일본이 독단으로 행동을 일으킨다면 일체의 결과를 맡아야 한다’며 오염수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처리수를 ‘핵 오염수’라고 부른다. 중국 국영 매체도 일본을 비난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에 위치한 국가 언론들도 IAEA 최종 보고서 내용을 실시간으로 타전하며 향후 피해와 정부의 대책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일본 정부는 우선 국내외 여론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4일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일본과 세계 사람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이 있는 (오염수)방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내외에 (오염수의 안전성을)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산업성도 5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에서 어민을 대상으로 IAEA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또 주변국 설득을 위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한중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하고 방류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하야시 외무상이 오는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박진 외교부 장관,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개별적으로 회담을 열고 방류 계획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이 오염수 방류를 지지한 것은 일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연합뉴스 질의에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판단은 과학이 좌우해야 한다”며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를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왔다. 일본은 방류 계획에 대해 IAEA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으며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절차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일본이 방류 계획을 그대로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은 또 일본 식품 수출 규제 해제 노력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IAEA 최종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식품 안전에 대한 근거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노무라 데쓰로 일본 농림수산상은 유럽연합(EU)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EU가 시행한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철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보도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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