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해상 ICBM 발사… 윤 대통령, 리투아니아서 긴급 NSC
합참 “고각 발사 1000km 비행”
윤, 나토 참석 중 화상회의 주재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 미군 정찰 활동에 ‘군사적 대응’을 위협하던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면서 군사 긴장이 고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 10시께 북한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한 ICBM이 오전 11시 13분께 낙하했으며 최고 고도는 6000km라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 발표가 맞다면 이번 ICBM은 정상각도(30∼45도) 발사 시에는 1만 5000km 이상을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다.
이번 ICBM 발사는 미군 정찰기의 정찰비행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분석된다. 북한은 미군 정찰기의 공해상 비행을 “무단 침범”이라고 주장하면서 군사적 대응을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이 침범당했다고 주장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은 통상 무해통항권이 인정되는 공해다. 무해통항권이란 선박이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않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는 권리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스스로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7·27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할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현지에서 화상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며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걸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그리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군사·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대북 제재를 포함해 독자적인 조치를 준비해 왔으며 한미, 한미일 차원에서도 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의 북핵 수석대표도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전화 협의를 하고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통화해 북한 ICBM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