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70주년

최초 파병 스미스 특임대 착륙지
영화의전당서 대대적 기념식 개최
퍼레이드·합창단 공연 등 다채
도널드 리드 씨에 국민훈장 수여
해운대서 국제보훈장관회의 진행

유엔평화기념관은 6·25전쟁 소장품 모으기 캠페인에서 수집한 의료참전국 스웨덴·노르웨이 참전용사의 촬영 사진을 정전 70주년을 맞아 26일 공개했다. 부산의 산복도로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도다리(영도대교)와 당시 부산 전경. 잉바르 스벤손 제공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유엔군 첫 파병지이자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는 부산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열린다.

국가보훈부는 2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이 열리는 영화의전당은 1950년 7월 1일 6·25전쟁에 최초 파병된 미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를 태운 C-54 수송기가 착륙한 옛 수영비행장 터에 지어졌다. 유엔군이 처음 한국 땅에 발을 내디딘 곳에서 열리는 기념식인 만큼 73년 전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피 흘린 유엔군의 숭고한 희생과 정전협정의 의미를 한층 더할 전망이다.

유엔평화기념관은 6·25전쟁 소장품 모으기 캠페인에서 수집한 의료참전국 스웨덴·노르웨이 참전용사의 촬영 사진을 정전 70주년을 맞아 26일 공개했다. 부상 후 회복 중인 아이들.유엔평화기념관 제공

옛 수영비행장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스미스 특임대는 불과 나흘 만에 부산에서 경기도 오산까지 이동해 죽미령 일대에서 북한군과 교전했다. 이들이 참전한 오산 전투는 유엔군이 북한군과 벌인 첫 전투로 기록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유엔 참전국 대표와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이 함께한다.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등 25개국 170여 명의 참전대표단, 유엔참전용사와 후손, 6·25참전 유공자, 정부·군 주요 인사 등 4000여 명이 참석한다.

개회 선언에 따라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입장하고 방한한 유엔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영웅의 길’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개회 공연 ‘그날의 기억’은 유엔군의 헌신을 재구성한 내용으로, 재연배우가 등장해 최초로 부산에 도착한 스미스 대대의 상황과 대한민국의 첫인상, 참전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어 라온 소년소녀 합창단이 6·25전쟁 당시 ‘해군 어린이 음악대’가 유엔군과 야전병원 환자들을 위해 자주 공연했던 ‘오빠 생각’을 부른다.

유엔평화기념관은 6·25전쟁 소장품 모으기 캠페인에서 수집한 의료참전국 스웨덴·노르웨이 참전용사의 촬영 사진을 정전 70주년을 맞아 26일 공개했다. 노르웨이 의료진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유엔평화기념관 제공

참전국을 대표해 키로 뉴질랜드 총독이 인사말을 한다. 정부는 18세에 기관총병으로 참전한 도널드 리드(미국) 씨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고, 소총수로 참전한 고 토마스 콘론 파킨슨(호주) 씨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추서한다. 리드 씨는 미국 한국전참전기념비재단 재무국장을 역임하며 미국의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에 기여했으며, 고 파킨슨 씨는 호주한국전참전용사 협회장을 지내며 호주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기념식 전날인 26일 오후에는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국제보훈장관회의가 열렸다.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자유의 가치로 국제사회와 공동 연대’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매튜 키오 호주 보훈부 장관, 패트리샤 미랄레스 프랑스 보훈부 장관 등 25개국 유엔참전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유엔평화기념관은 6·25전쟁 소장품 모으기 캠페인에서 수집한 의료참전국 스웨덴·노르웨이 참전용사의 촬영 사진을 정전 70주년을 맞아 26일 공개했다. 사과나무 아래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 유엔평화기념관 제공·연합뉴스

감사 만찬 행사에는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와 ‘영웅의 제복’을 착용한 유엔 참전용사가 함께 입장하는 ‘히어로즈 마치’를 시작으로, ‘평화의 사도메달 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 착화식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착화식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전우를 찾다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은 호주 참전용사인 어니스트 홀덴(91세) 씨에게 대표로 전달되는 형식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