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상화 여부 ‘안갯속’… 현재 목표는 ‘정상 종료’ [새만금 잼버리 파행]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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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폭염·줄퇴소에 파행 치달아
미흡한 준비에 코로나19도 겹쳐
한 총리 “문제점 확실하게 해결을”
퇴영 영국 대표단 서울서 숙박난
국내외서 조롱 섞인 비판 쏟아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폭염으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에 마련된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폭염으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에 마련된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수조 원대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미흡한 준비와 최악의 폭염이 겹치며 사실상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참가국이 속속 철수를 결정하고, 허술한 현장 실태가 드러나면서 국내외에서 조롱섞인 비판마저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정상 종료’가 목표가 되면서 잼버리 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 1500여 명이 조기 철수를 결정, 선발대 700~800여 명이 이날 오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향했다. 4500여 명으로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한 영국 대표단은 전날 1000여 명이 철수한 데 이어 이틀째도 대규모로 야영지를 떠났다. 여기에 싱가포르 스카우트 대표단도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전례 없는 폭염과 미흡한 현장 시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다른 국가 대표단의 추가 퇴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뒤늦게 정상화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퇴영 대표단과 잔류 대표단이 뒤섞인 혼잡한 현장 정상화는 안갯속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을 찾아 정부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 총리는 이날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상민 행정안전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끊임없이 현장을 돌아보며 참가자들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 확실히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 청결 유지와 영지 내 쓰레기 집하장을 늘리고 모인 쓰레기를 수시로 수거하라고 언급했다. 폐영식이 끝난 뒤 바로 귀국하지 않고 서울·부산 등 국내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기존 교통편 외에 다양한 대안 교통편을 마련해주라고도 지시했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무더위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대회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특히 식중독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하게 살펴달라”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하지만 세계잼버리 대회 파행 여파는 행사장 밖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야영장을 떠난 영국 대표단 1000여 명은 서울에 도착한 뒤 숙박시설 부족으로 여러 명이 비좁은 객실 바닥에서 자거나 호텔 연회장에서 잠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 영국 주요 언론들은 참가자 부모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참가자들의 어려움을 속속 전하고 있다.

특히 외신과 해외 SNS에서는 주요 대표단이 대규모 조기 퇴영을 결정한 이후로 새만금 잼버리 비판 기사와 조롱 게시물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당초 경제적 유발 효과가 수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희망에 가까워진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초대형 행사의 끝이 막대한 국격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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