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유통 전 신속 검사’… 방사능 검출 땐 위판 중단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위판장 ‘경매 15분 전’ 결과 공개
유통 후 검사는 식약처 등 담당
원전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 금지
정부 “이중·삼중 점검 절차 마련”

22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위). 이날 일본 도쿄 총리실 앞에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위). 이날 일본 도쿄 총리실 앞에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매 개시 15분 전입니다. 오늘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 적합하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매일 오전 5시 45분, 국내 연근해 수산물의 30% 이상이 유통되는 부산공동어시장에 울려 퍼지는 ‘경매 개시 15분 전’ 방송에 검사 결과를 알리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정부가 24일 개시되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전국 위판장에서 수산물이 유통되기 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방사능 신속 검사를 실시하면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1일부터 국내 위판 물량의 80%를 점유하는 전국 43개 위판장을 대상으로 경매 전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한다. 조업 이후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기 전 검사 결과를 도출해 방사능이 검출되면 위판을 중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국내 수산물 방사능 검사는 크게 유통 전 검사와 유통 후 검사로 나뉜다.

방류를 앞두고 본격 시행된 유통 전 검사는 수산물이 경매를 통해 시중에 풀리기 전에 진행된다. 해양수산부는 해구별 대표 어종을 선정해 오전 2시~2시 30분께 수산질병관리사 소속 인원 2명이 한 조로 산지위판장에서 선정된 어종의 시료를 채취해 가도록 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의 경우 가까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지원에서 한국방사능분석검사협회 민간 인력이 시료를 검사한다. 검사에는 2시간 정도가 걸리며, 경매가 시작되는 오전 6시 이전에 결과가 공유된다. 검사 수치가 기준 이하라는 게 확인되면 경매가 이뤄진다. 만약 검사 결과 기준치 이상의 결과가 나오면 위판은 즉시 중단된다. 유통의 가장 첫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유통 이후 방사능 검사는 소비자가 직접 수산물을 구매하는 마트·시장 등에서 검사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자체가 검사를 담당한다. 식약처는 해마다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한다. 그 계획에 따라 6개 지방식약청과 17개 시도가 검체를 수거해 검사한다. 부적합 수산물이 나오면 식약처, 지자체가 유통 경로를 파악해 회수·폐기한다.

지금까지는 유통 후 방사능 검사만 있어 ‘사후 약방문’이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전 검사 방식대로라면 부적합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엔 이미 해당 수산물이 중도매인들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된 뒤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아 올린 수산물은 모두 새벽 시간에 위판장을 통해 유통되는데, 방사능 검사에는 시료 확보부터 검사 결과 도출까지 적어도 2~3일은 걸렸기 때문이다. 수산물은 생물이라서 회수하기도 어려웠다.

한편, 양식장과 원양산 수산물은 방사능 검사 완료 후 출하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수입은 금지된 상태다. 이외 일본산 수입수산물의 경우 방사능이 kg당 0.5Bq(베크렐)이라도 검출되면 17개 추가 핵종 증명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준치 이하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검출된 수산물은 사실상 수입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무조정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22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이중, 삼중의 확인과 점검 절차를 마련해 뒀다”라며 “실제로 방류가 이뤄졌을 때 이러한 절차들이 빈틈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