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인터뷰 “원팀 코리아로 유치 총력… 11월 파리에서 ‘부산’ 연호되길” [로컬이 미래다]
[로컬이 미래다] 박형준 부산시장 인터뷰
2차 투표 승부수… 선택과 집중 교섭 전략
하반기 각국 인사 초청 엑스포 열망 피력
인류 위기 해결 부산 이니셔티브 구체화
개도국에 ‘한국 성장 경험 공유’ 적극 공략
“범국민적 열기로 대한민국 새 역사를”
‘D-82’ 어느새 석 달도 남지 않았다. 다가올 부산의 미래를 활짝 열어줄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도시 유치전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부산은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의 뜨거웠던 유치 경쟁을 마무리한다.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과정에서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달 31일 창간 77주년을 맞은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1월 28일 파리에서 부산이라는 이름이 연호되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최선을 다해 경쟁에 임하고 있다”면서 희망과 다짐을 전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21일 BIE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일정 이후 월드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조용한 교섭’을 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중남미와 태평양도서국 등을 순방하며 대외적으로 활발히 교섭활동을 진행했던 상반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 시장은 대신 지난 7~8월 각국 주요 인사를 부산으로 초청해 부산의 유치 열망과 의지, 경쟁력과 매력을 직접 보여주는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에 대해 “거의 매일 외국 인사를 만나는 일정을 가졌던 것 같다”며 “장기간 일정으로 해외 순방을 해도 5개 남짓 국가에 그치지만, 부산으로 초청하면 훨씬 많은 나라를 상대로 부산이 엑스포의 핵심 가치를 가장 잘 반영하는 도시라는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여름 부산에서는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과 유엔군 참전의 날 행사, 새마을운동장관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가 열렸다. 교섭 과정에서 부산 방문을 원했던 외국 주요 인사를 소규모로 별도 초청하는 행사도 다수 마련됐다.
박 시장은 “서울과 부산을 잇따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 인사들은 특히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진 부산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보낸다. 시내 한가운데에 바다가 펼쳐진 현대적인 도시는 그들에게는 꽤 특색 있는 광경이다. 친절하게 부산을 소개하고 각국이 필요한 것을 실질적으로 제안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피부로 느낀 유치전의 ‘판세'도 물었다. 박 시장은 “느낌은 희망적”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공식 지지 국가 수로만 셈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득표 전략으로 볼 때 부산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지 않고, 2개국이 경쟁하는 2차 투표에서 회원국의 과반수만 얻으면 된다. 그런 관점에서 교섭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치 활동 초기에는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리야드에 열세였지만 ‘원팀 코리아’가 치열한 교섭을 펼치면서 두 도시는 현재 초접전 상태다. 투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BIE 회원국 중 지지 국가를 결정하지 못한 국가가 다수 존재한다. 상대국 지지를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표심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남은 기간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끝없이 설득하고 치밀하게 공략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의지를 다졌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경쟁국과 차별화되는 부산의 핵심 유치 전략 ‘부산 이니셔티브’를 보다 구체화해 각국의 필요에 연결해 확장하는 작업을 계속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독특한 성장 경험을 회원국과 공유하고, 미래세대 인력 양성 등 각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 ‘부산 이니셔티브’는 월드엑스포의 가치이자 주제인 포용성과 맥을 같이한다. 그 덕분에 BIE 회원국 중 특히 개도국이 큰 관심을 보인다”면서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1258개를 특화해 지지 미표명 국가 공략에 주력하면서 이 과정에서 개도국과의 관계가 더 깊어졌다. 이는 확실히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마지막으로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서 가장 큰 힘은 범국민적 열기”라고 강조하며 지난 4월 초 BIE 실사단의 부산 방문 때 힘을 발휘했던 시민의 관심과 응원을 떠올렸다.
그는 “실사단이 부산역에 내렸을 때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이 뜨겁게 환영했던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결국 월드엑스포 유치는 시민의 힘이 바탕이 돼야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유치 열망이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관건이 되는 좋은 기운을 모아 달라”면서 “11월까지 힘차게 달려 부산의 새 역사,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