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부산 교통’ 직항으로 하늘길 열고, BuTX로 지핫길 열고… 약점이 강점으로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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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인프라
내년 가덕신공항 공사 발주·건설공단 설립
조기 개항 따라 전 세계 방문객 항공편 이용
3500m 활주로 장거리 직항 운영 가능
BuTX, 신공항~북항 18분 만에 연결
광역 교통망 구축 울산·창원도 이동 수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부산형 급행철도(BuTX)의 본격 추진으로 그동안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접근성’이 해소됐다.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예정지. 김종진 기자 kjj1761@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부산형 급행철도(BuTX)의 본격 추진으로 그동안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접근성’이 해소됐다.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예정지.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의 가장 큰 약점은 ‘접근성’이었다. 대도시로서 이례적으로 산과 바다를 품은 자연적 이점, 피란 수도에서 번영을 이룬 역사적 이점 등은 부산으로 가는 길이 불편하다는 지적에서 빛이 바랬다. 장거리 직항 노선이 없는 하늘길이 월드엑스포로 나아가는 부산의 발목을 잡았다.

상황은 뒤집혔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결정됐고 차곡차곡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출발하는 월드엑스포 방문객들은 크루즈를 타고 부산항 북항으로도, 비행기를 타고 가덕도로도 향할 수 있게 됐다. 교통 인프라 투자로 부산 안에서 이동 속도도 빨라지고, 부산을 넘어 울산과 경남과의 연결성도 향상되고 있다. 유치전에서 교통 인프라는 이제 강점으로 평가된다.

■하늘길이 열리다

국회는 지난 6일 ‘가덕신공항 건설공단법’을 의결했다. 신공항 조기 개항을 이끌 전담 조직을 만들 법안이 통과된 것이지만, 실제 의미는 2029년 신공항 개항에 쐐기를 박는 절차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2029년 12월을 목표로 하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기간 내 고난도 공사를 두고 조기 개항 계획을 공수표로 의심하는 눈초리도 많았다. 가덕신공항 건설공단 설립은 조기 개항 계획을 행동으로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의심과 논란을 잠재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가 준비 작업이었다면, 공단 설립으로 조기 개항은 이제 실무 단계로 넘어가고 되돌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내년 1월 가덕신공항 공사가 발주되며, 4월 가덕신공항 건설공단이 설립될 예정이다. 이어 12월 공사가 시작되고, 5년 뒤인 2029년 12월 준공 뒤 부산은 항공편으로 전 세계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조기 개항은 당연히 2030부산엑스포를 고려한 것이다. 월드엑스포 개최지를 정할 때 국제 교통이 주요 요소로 평가된다. 국제박람회기구 월드엑스포 실사단의 지난 4월 부산 방문 때에도 관련 문제가 지적됐다.

가덕신공항이 순조롭게 2029년 개항하면 부산은 교통 면에서 역대 어느 월드엑스포 개최지 못지않은 이점을 갖게 된다. 해상매립 시설인 가덕신공항은 총면적 666만 9000㎡ 규모다. 소음 걱정이 없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3500m의 긴 활주로 덕에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장거리 직항 노선 운영이 가능하다. 가는 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부산을 꺼리는 월드엑스포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지핫길이 열리다

부산으로 오는 하늘길이 열리면 땅 아래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가 월드엑스포 손님을 기다린다. BuTX는 지하 대심도를 통해 이동하며 저탄소 수소 철도차량을 이용하는 급행 철도 시스템이다. 가덕신공항에서 부산항 북항 박람회장까지 이동 시간은 불과 18분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BuTX 건설을 수익형 민간 투자 방식(BTO)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이 주관사로 참여하는 ‘BuTX 급행열차’(가칭)의 제안서 제출에 따른 결과로, BuTX 사업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BuTX는 가덕신공항에서 북항을 거쳐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54km를 관통한다. 가덕신공항에서 북항까지 18분, 오시리아 관광단지까지 33분 만에 달린다. 2025년 실시협약 등의 행정절차가 이뤄진 뒤 착공해 가덕신공항 개항 직후인 2030년 개통될 계획이다. 월드엑스포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이 박람회장은 물론 부산 곳곳을 빠르고 손쉽게 둘러볼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는 셈이다.

세계인의 발길은 부산을 넘어 뻗어나가기도 수월해진다. 울산시가 이달부터 ‘가덕신공항 연계 울산 종합교통망 구상 용역’에 착수해 신공항에서 울산까지 1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연계 교통망 구축에 들어간다. 부산 부전역과 경남 창원시 마산역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토사 유출로 공사 중단 상태이지만 2030년 이전 완공은 확실시된다. 2030월드엑스포는 부울경이 더욱 가까워진 뒤 열릴 예정인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BuTX 가시화 등과 관련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때 탄소중립 모델의 핵심 기반 시설로 제시해 대한민국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선보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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