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전 막판 스퍼트, 여야 협치 모범 선보인다 [2030 엑스포 부산에서!]
국회 엑스포 유치 특위 소속 의원
여야 12명 이달 말 무더기 파리행
만장일치 유치 결의문 채택 기염
릴레이 순방에도 여야 초당 협력
“정치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여야도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에는 협치를 보여줬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여야 대치 국면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도 ‘2030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해서만큼은 여당과 야당 간 이견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범정부 차원의 유치전에서 국회의 ‘공’은 유독 빛을 발했다. 국회 본회의 ‘부산엑스포 유치 결의문’ 만장일치 통과에 숨 가쁜 유치 교섭 활동까지 2030엑스포 부산 유치에 힘을 모아온 여야 정치권이 마지막 무대인 ‘파리 유치전’에 나선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이달 말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국회에선 여당 의원 6명, 야당 의원 6명이 BIE 총회에 참석해 부산 유치를 위한 ‘막판 스퍼트’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28일 개최지 최종 결정을 위한 BIE 총회를 즈음해 파리에 집결하는 각국 대표들을 상대로 마지막 부산 지지 호소에 나서기 위해서다.
2030엑스포 부산 유치를 전면에 내세운 국회의원들의 교섭 활동엔 여야가 없었다. 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범정부 유치전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대한민국 부산엑스포엔 문제가 없다’는 정치적 지지 메시지로 작용해 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2030엑스포 유치가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획기적인 기회가 된다는 점엔 여야 간 이견이 없었다”며 “치열한 여야 대치 국면 속에서도 부산엑스포만큼은 양측이 손을 잡아 왔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일은 지난 4월 BIE 실사단이 한국을 찾았을 때 여야 의원들이 보여준 협치였다.
당시 엑스포 부산 유치 결의문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39명 중 239명 찬성으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국제기구 관계자 앞에서 국회의원 전원이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결의안 통과 후 BIE 실사단장인 파트릭 슈페히트 행정예산위원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여야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맞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실사단 전원을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오게 해 결의문을 직접 전달하는 ‘이벤트’까지 진행했다. 이후 실사단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국회 차원의 지지는 굉장히 인상 깊었다”며 “여야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 의원들을 비롯한 국회 차원의 해외 유치 교섭 활동도 전방위로 이뤄졌다. 한·아프리카 포럼, 한·중남미 의회외교포럼, 대통령 특사 파견, 의원 친선협회, 국회평화외교포럼, 상임위 차원 교섭 등 국회 차원의 모든 해외 일정 초점은 부산엑스포 홍보로 맞춰졌다. 여야 의원들은 횟수로 따지면 한 달에 5번꼴로 해외 각국을 방문,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를 외쳤다.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국가를 방문해 ‘지지 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며 부산 유치를 호소하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사우디 지지를 표명했던 국가로부터 ‘부산을 지지하겠다’는 서면 답장을 받기도, 특정국 방문 직후 해당 국가가 사우디를 지지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마지막 한 표’를 위한 국회 차원의 지지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030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부산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뀐다”며 “국회 엑스포 특위 위원장으로서 국회 의원외교 활성화와 대한민국의 유치 활동에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해왔다. 남은 한 달 마지막 한 표를 위해 후회 없는 지원과 노력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