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국 대학 상호 학점 인정 등 한일해협권 시대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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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판 ‘에라스뮈스’ 프로그램 높은 관심
양국 관계 훈풍 속 실질적 협력 결실 기대

부산-후쿠오카 포럼 모습. 서일본신문사 제공 부산-후쿠오카 포럼 모습. 서일본신문사 제공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대표적 민간 기구인 부산-후쿠오카 포럼이 10~11일 후쿠오카 규슈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7회째를 맞는 이번 포럼은 일본에서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열린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일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포럼에 거는 기대 또한 높았다. 이 때문에 포럼에 참석한 양 도시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부산과 후쿠오카의 교류와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구체적 결실을 만들어 가야 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포럼에서는 양국 대학 간 학점 교류와 기업 인턴십 활성화 등 구체적 방안들이 쏟아져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한일판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각 대학들이 자매결연을 통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학생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학점을 인정받으며 공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전면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자는 차원이다. 에라스뮈스는 1987년 유럽에 도입돼 유럽 통합의 기초가 될 정도로 성공적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한일 간 교류에도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번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의 인턴십 활성화가 의장 총괄 결정문에 포함되는 성과도 있었다. 당장 후쿠오카 학생들의 부산 기업 견학부터 시작하기로 해 양국 간 채용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부산-후쿠오카 포럼이 양국 교류의 역사에서 더욱 뜻깊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어려운 시기에서도 교류와 협력의 정신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다. 2006년 출범 후 중단 없이 협력과 상생 의지를 다지며 17년간의 역사를 지속했다. 2019년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후 한일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복병 속에서도 어려울 때일수록 더 자주 만나야 한다며 2020년 14차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 2월 부산에서 열렸던 15차 포럼에서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대한 포럼 차원의 공개적 지지 표명으로까지 이어져 부산에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부산과 후쿠오카는 한일해협을 마주하고 있어 많은 가능성을 함께하는 도시다. 최근 부산 시민의 후쿠오카 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두 도시 간 교류의 파급력을 보여 주는 단면이다. 관광 분야는 물론이고 대학과 기업 차원의 구체적 교류에서 나아가 국경을 초월한 초광역경제권 형성의 비전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후쿠오카 포럼과 같이 민간 차원의 지속적 교류와 협력이 큰 힘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실이 양 도시의 번영과 시민 삶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포럼이 앞으로 한일 관계 훈풍과 함께 한일해협권 시대를 열어가는 첨병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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