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단 이전·투자 유치… 부산시 정무라인 ‘그림자 내조’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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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전 출장 잦은 박 시장 대신
이성권 부시장·박경은 정무특보 맹활약
성희엽 정책수석은 ‘15분 도시’ 구체화
송숙희 여성특보 등도 ‘제 몫 톡톡’ 후문


KCC이지스 농구단 부산 이전, 삼성중공업의 48억 규모 연구개발(R&D) 분야 투자 결정, 한화파워시스템즈 36억 원 규모 투자…. 올 들어 박형준 부산시장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을 위해 해외 출장을 오가는 중간 중간에 부산시가 발표한 굵직굵직한 뉴스들이다. 시 정무라인이 박 시장을 대신해 ‘그림자’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 시장의 올해 국외 출장 회수는 총 6차례에 달하며 출장으로 보낸 기간만 최대 12주다. 방문 국가는 20여 개국으로 대다수가 아프리카 등 오지 국가였다. 국내 출장도 매주 한 차례 정도는 이뤄졌다. 이들 출장 중 상당수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가 목적이었다.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로 출장이 많다 보니 박 시장이 국내 2대 도시인 부산시 행정이나 현안 사업을 모두 챙기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공백을 메운 이들이 박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시 정무라인들이다. 정무라인은 시청 안팎에서 박 시장이 직접 챙기기 어려운 시 주요 현안과 공약 사업들을 챙기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올 하반기 박 시장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전에 한층 박차를 가하면서 시 정무라인이 챙긴 행정 업무나 현안 사업 비중이 더 커진 게 사실이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박경은 정무특보는 서울 등 중앙 무대에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현안들을 맡아 챙겼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와 KCC이지스 농구단 부산 이전, 대기업 투자 유치 등 주요 현안에는 두 사람을 주로 투입한다. 시가 올해 4조 원대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도 두 사람이 적극 뛴 덕분이다. 이달 초 시는 올 한해 삼성중공업, 한화파워시스템 등 대기업으로부터 약 3조 9000억 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박 특보는 지난 8월 정무특보 임명 이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문제를 풀기 위해 중앙 무대를 누비고 있다. 국회, 청와대 등에서 근무한 박 특보는 최근 대통령실, 주요 정부부처, 언론사 등에 있는 인맥을 십분 활용해 가덕신공항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에서는 박광명 부산시 서울본부장이 지원군 역할을 했다. 박 본부장은 시와 여야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중앙 언론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현안을 풀어내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에는 박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성희엽 정책수석보좌관, 전진영 정무기획보좌관, 서종우 정책기획보좌관 등이 있다. 이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로 해외 출장이 많은 박 시장을 대신해 시 안팎의 살림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지난 8월 합류한 성 정책수석보좌관은 박 시장의 1호 공약인 ‘15분 도시’ 조성 사업을 실현 가능한 사업으로 구체화시키는 데 공이 크다는 평가가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15분 도시는 15분 이내 이동과 생활이 가능한 단위 생활권을 의미한다. 지난달 부산교통공사 파업이 극적으로 타결된 이면에는 전 보좌관 등의 ‘물밑’ 접촉이 한몫했다고 한다. 전 보좌관 등은 부산교통공사 노조와 꾸준한 접촉을 이어가며 시, 부산교통공사, 노조 간 접촉점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송숙희 여성특보 역시 2030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여성 단체의 힘을 결집시켜 부산의 유치 분위기를 띄웠으며, 송복철 경제특보도 시와 기획재정부 등 중앙 부처 간 다리 역할을 하며 시가 지난해 역대 최대 국비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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