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우주 전쟁'… 정부 2025년까지 정찰위성 5기 전력화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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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만리경 1호 정상 궤도 진입"
해상도 3m 내외 큰 위협 안돼
향후 여러 기 운영 시 능력 배가
군, 이달 말 정찰위성 1호기 발사
고성능 레이더 위성 추가 예정
지상 30cm 크기 물체 식별 가능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대통령실 제공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남북의 ‘우주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첫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5기의 정찰위성을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은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22일 발표했다. 북한이 만리경-1호의 주기와 궤도 등 제원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찰위성 1기만으론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세 번째 발사된 만리경-1호는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3m 내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은 지난 7월 만리경-1호 잔해 수거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해상도가 3m 내외인 위성으로는 원하는 목표물이나 목표지역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찰위성은 대체적으로 1m 이하 해상도를 갖추는 사례가 많다. 미국이 1976년 처음 쏘아 올린 KH(키홀)-11 위성은 해상도가 13∼45㎝급으로 알려졌고, KH-13은 1㎝급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2017년 발사한 ‘육지답사 1호’ 위성의 해상도는 0.1∼0.2m로 알려졌다.

이번에 궤도에 진입했다고 북한이 발표한 정찰위성은 고도 500∼1500㎞ 사이의 ‘지구저궤도’(LEO)에서 운용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상 작동할 경우 재방문 주기는 하루 세 차례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남한지역의 특정 목표물 상공을 하루 세 번 정도 방문해서는 정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이 공언한 대로 ‘만리경’을 여러 기 쏘아 올려 궤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5기 정도를 운용한다면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위성 운반 로켓인 천리마-1형을 여러 기 제작해놨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지궤도 위성까지 운용을 목표로 천리마-1형보다 추력이 강한 로켓을 개발 중인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평가한다.

정찰위성을 운용하면 지상과 해상 등 첩보 수집 능력이 배가돼 작전 반경도 늘어난다. 적의 고정 및 이동표적을 재빨리 포착할 수 있고, 병력과 장비 움직임뿐 아니라 핵심 기지 변화 등도 실시간 포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군도 정찰위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도 탐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5기의 한반도 상공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이다. 군 당국은 재방문 주기를 단축하고자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 기를 쏘아 올려 30분까지로 단축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군은 전자광학 위성 감시체계 전력화에 이어 우주작전 전대 창설과 우주작전 수행 체계 정립, 위성전력 확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국에는 레이저로 적 위성을 격추하는 레이저무기 체계도 개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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