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반체제 언론인 구타 사망 의혹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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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침해 등 비판 해온 쑨린
"옷 찢어지고 머리 부상 당해"

중국 반체제 언론인 쑨린이 경찰의 자택 급습 직후 구타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이날 홍콩 명보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들’은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17일 중국 경찰이 쑨린의 난징 자택을 급습했고 이후 이웃들은 커다란 소리를 들었다. 이날 오후 2시 44분 쑨린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5시 45분에 사망했다”며 “가족들이 시신을 요구했지만 당국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 의료진은 쑨린의 옷이 찢겼고 머리 부상이 있다고 밝혀 구타로 사망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어 인권 사이트 웨이취안왕은 쑨린의 친구들과 동료 활동가들이 난징 정부에 쑨린의 죽음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쑨린이 죽기 사흘 전 건강검진을 받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국이 쑨린의 딸을 엄격히 감시하고 있고 전 부인도 찾아가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쑨린은 난징 대도시보 편집주간으로 일하다 인권 침해와 사회 불공정 현상을 비판하는 기사로 해직됐다. 이후 ‘제무’라는 필명으로 미국 중문 인터넷 사이트 보쉰에 중국의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를 보도해왔다.

2008년 7월 중국 법원은 쑨린에 대해 불법 무기 소지 은닉 및 조직범죄 가담 혐의를 적용,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이어 2018년 12월에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죄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쑨린은 최근 소셜미디어 활동을 재개했으며, 책을 써 주변에 전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쑨린의 한 친구는 RFA에 쑨린의 사망 직전 그의 책을 배달받은 우한의 한 활동가 집을 경찰이 찾아가 책을 압수해갔다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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